김무성 "대통령 뜻 존중"…유승민 "최선 다했다"

서청원 "나는 원내총무 때 노동법 파동으로 책임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 시행령 시정 요청 권한을 강화한 개정 국회법에 거부권을 행사하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대통령의 뜻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여당 원내대표로서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 뜻은 '정부 방침이 (개정 국회법에) 위헌성이 있다고 해서 거부권을 불가피하게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라고 해석한 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배경에 대해 "지난 회의에서 여러 번 말씀드린 것처럼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민생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대통령이) 하는데 몇 년째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밀고 있는 법안들의 국회 처리가 뜻대로 되지 않아온 것에 대한 불만이 이번 거부권 행사로 연결되었다는 해석이다.

이어 김 대표는 "의원들과 함께 사후 처리를 논의하겠다"면서 재의결을 본회의 재의 여부에 대해 "의총에서 검토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청원 "나는 원내총무 때 노동법 파동으로 책임졌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명시적으로는 유승민 책임론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나 같은 경우에는 원내총무(현재의 원내대표)를 할 때 노동법 파동으로 책임을 진 일이 있다"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 유 원내대표가 개정 국회법을 둘러싼 당·청 갈등과 당내 갈등의 책임을 지고 자진해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서 최고위원은 지금까지도 친박계 의원 중에서는 '유승민 면책론'에 무게를 둔 행보를 보여 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발언이 직접적인 사퇴 요구로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서 최고위원은 이어 "대통령의 뜻을 존중하자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얘기했다"면서 "유 원내대표 책임지란 얘기는 비공개 최고위에서 안 했다"고 말했다.

유승민 "선진화법 따라 여당 원내대표로서 최선 다했다"

한편, '여당 원내사령탑도 정부·여당의 경제 살리기에 국회에 어떤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유 원내대표는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여당 원내대표로서 그간의 협상에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원내대표 취임 훨씬 전이자 새누리당의 주도로 통과된 국회 선진화법이란 조건 아래에선 이른바 '날치기 통과' 같은 여당의 전횡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까닭에 여당 원내대표로선 정부·여당 쪽의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일정 정도 야당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고, 이번 개정 국회법의 경우엔 청와대가 국회에 '하명'한 최우선 과제였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통과를 위한 협상의 결과물이었다는 점 등을 설명한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이어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뜻을 존중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이에 따라 오후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뜻을 물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