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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 행위 청문회?…與, 황교안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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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요식 행위 청문회?…與, 황교안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

야당 반발 보며 하품에 공격적 비난…본회의 통과만 남아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심사경과보고서가 12일 오후 6시 10분께 새누리당 단독으로 채택됐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소속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들은 새누리당의 일방적 의사 강행에 항의하며 청문 보고서 낭독 전 일제히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는 애초부터 양당 특위 간사 간 합의 없이 소집된 것이었다. 장윤석 새누리당 위원장은 이날 정오께 '오후 5시 회의 소집'을 여야 위원들에게 공지했다.

야당 위원들은 회의에는 참석했으나, 회의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일방적인 의사 진행에 강렬히 항의했다.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은 들고 있는 서류 뭉치를 책상 위에 내던지며 "이렇게 협의 없이 하시면 어떻게 하느냐. 새누리당은 이제 이렇게 하기로 했습니까. 이건 독재죠 독재"라고 따져 물었다.

새정치연합 측 간사인 우원식 의원 역시 어두운 표정으로 장 위원장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측 간사인 권성동 위원은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면서 "이게 무슨 독재인가. 야당이 독재하는 거지"라고 맞받았다.

회의가 시작된 직후 장 위원장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제출한 사표가 4월 27일 수리되어 공석이 되고 한 달 반이 지났다. 최근 국가적 긴급 사안인 메르스 사태가 확산하고 있는데 컨트롤타워로서 국무총리가 공석인 상황"이라면서 "더는 미룰 수 없는 사정이 있어 부득이하게 위원장인 제가 회의를 소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장 위원장이 권 간사에게 보고서 채택 직전 절차인 경과보고를 요청하자, 야당 위원들로부터 '청문 보고서 자체에 이의가 있다' 등의 거센 항의가 빗발쳤다.

野 "민변에 고발, 변호사회에선 조사 들어간 후보를 국회가 인준하나"

이후 여야는 1시간가량 모든 위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하며 경과보고서 채택 문제로 설전을 벌였다.

새정치연합 김광진 위원은 "황교안 후보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공직자의) 자리에 오르려고 이력서를 제출하신 분인데, 어떠한 서류적 심사 자료도 제출하지 않고 넘어가고 있다. 원천적으로 서류 심사에서 탈락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계속 문제가 됐던 황 후보자의 자료 부실 제출 문제를 우선 거론했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 또한 "이 정부 들어서 6명의 총리 후보자가 지명됐고 저마다 전관예우, 고액수임료, 종교 편향, 역사 인식, 병역 특혜 등 여러 의혹을 안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황 후보자는 그 6명의 모든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심지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으로부터 사면 로비에 따른 알선수재 혐의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했고,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변호사법 위반 여부를 가리기 위한 자체 조사에 들어간다고 한다"면서 "이런 후보자를 국회가 제대로 검증 안 된 상태에서 인준한다는 것은 국회를 통법부로 전락시키는 일"이라고도 했다. (☞ 관련 기사 : 민변, 황교안 알선수재·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

금요일 오후에 무리하게 청문특위 회의를 열어 경과보고서 채택을 강행하는 것 자체가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홍종학 의원은 "지역구 의원들은 선거구에 가서 주민을 만나는 것이 일반적인 금요일 오후에는 회의가 통상 잘 안 열린다"면서 "그런데 왜 오늘 회의를 열었는가. 오늘 통과시켜도 본회의가 오늘 안 열린다. 다음 주 월화쯤에 (경과보고서 채택 논의를) 해도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주말) 사이에 여야 간사가 충분히 얘기하고 자료 제출도 하면 되는 것"이라면서 "후보자가 늦게 제출했고 (늦게 제출한 자료들에 대해) 이제 보도가 되기 시작해 주말에 뭐가 나올지 모르니 빨리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與 "흠결 없는 완벽한 인물 고르기 어려워…완벽한 사람은 없다"

야당 위원들의 이 같은 필사적인 반발에 새누리당 위원들은 '제기된 의혹의 상당 부분이 해소되었다'면서 표결 절차를 강행할 것을 위원장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요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희국 새누리당 위원은 "고위공직자를 쓸 때 아무런 흠결 없는 완벽한 인물을 고르기는 참으로 지난한(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오늘은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할 건지 말 건지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을 표시하는 자리다. 어떤 보고서에 100% 찬성이 있겠나.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필요 이상으로 상대 당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한때 회의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염동열 새누리당 위원은 "(청문회가 진행됐던) 3일간 고장 난 녹음기가 아직도 수리가 안 되고 여기까지 와서 고장난 녹음기가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해 야당 위원들로부터 '말이 심하다'는 거센 항의를 받았다.

그럼에도 염 위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개그프로그램을 보면 '무조건 안 돼'라는 코너가 있다. 어떤 명분과 사실관계 없이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콘서트를 보는 것 같다"면서 "반대면 반대한다고 말씀하시고 저희는 찬성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장 위원장은 염 위원을 향해 "가급적 상대 당에 대한 공격성 발언으로 보이는 발언은 자제해줬으면 한다"고 진화에 나서야 했다.

야당 위원들의 이어지는 항의 발언 도중 새누리당 김회선 위원은 숨기지 않고 입을 벌리며 하품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은 자신의 발언 순서에서는 "품격있는 청문회가 되길 기대했다"고 말했었다.

하품에 작별 악수 요구까지…'청문회는 요식 행위' 인증한 새누리

모든 위원들의 발언이 끝난 후 장 위원장이 그럼에도 경과보고서 채택 절차를 강행하려 하자 우원식 간사는 "이건 날치기하려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미룹시다"라고 마지막 항의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장 위원장은 끝내 권 간사에게 청문 경과 보고를 요청했으며, 권 간사가 마이크를 입으로 가까이 끌어당기자 야당 위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청문회장에서 빠져나갔다. 이 와중에도 장 위원장은 "갈 때 가더라도 악수는 하고 가라"고 해 빈축을 샀다.

장 위원장은 앞서 인사청문회 마지막 날인 10일에도 산회에 앞서 단체로 기념 사진을 찍자고 야당에 제안했다 퇴짜를 맞은 바 있다. '부실 검증'을 문제 삼는 야당에 악수나 기념 사진을 제안하는 장 위원장의 모습은 청문회 절차를 '요식행위'쯤으로 여기는 새누리당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관련 기사 : 장윤석 "청문회 마쳤으니 기념사진 찍자"…'기념할 일?' 빈축)

이로써 황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절차는 본회의에서의 임명동의안 표결 하나만 남게 됐다. 이완구 전 총리 인준 때와 똑같은 절차를 밟아가는 셈이다. 여야가 합의한 다음 본회의는 대정부질문이 예정된 18일로, 새누리당으로선 '너무 늦은 때'다.

대정부질문 전 임명동의안을 처리해 '황교안 국무총리'에 대한 대정부질문을 진행하려고 하는 새누리당은 18일보다 앞선 때에 본회의 소집을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본인(황 후보자)이 하루 정도는 (대정부질문을) 준비할 시간이 있어야 안 되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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