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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대응 컨트롤타워, 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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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대응 컨트롤타워, 또 사라졌다

靑, 메르스 관련 기구 3개인데 또 하나 추가

청와대가 8일 또 하나의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 TF(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 기존에 3개의 관련 기구가 가동 중인데, 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민간 전문가를 수장으로 둔 팀을 하나 더 꾸린 것이다.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은 8일 박근혜 대통령의 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 방문을 설명하기 위해 브리핑을 열고, "(박 대통령은) 감염병 전문인으로 구성된 '즉각대응팀(TF)'을 구성, 관련 병원의 '폐쇄 명령권'을 포함한 병원의 감염 관리 지도에 관한 전권과 '행정 지원 요청 명령권'도 가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운영하는 메르스 관련 기관은 총 네 개가 됐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이 장을 맡은 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 그리고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이 장을 맡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정택 정책조정수석과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이 공동반장인 메르스관련긴급대책반에 이어, 장옥주 보건복지부 차관과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이 장을 맡은 '즉각대응팀'이 또 꾸려진 것이다.

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는 메르스 대응 관련 정부 부처간 기능 조정 역할을 한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앞서 질병관리본부장을 수장으로 하는 중앙방역본부가 격상돼 만들어진 것이다. 이는 방역 관련 대책을 총괄한다. 청와대 긴급대책반은 24시간 상황을 주시하며, 대통령 보고 등을 우선으로 한다. 즉각대응팀은 정부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판단 하에 만들어진 것으로, 현장의 즉각 대응 등을 총괄한다.

상황이 이러니, '옥상옥이 아니냐', '컨트롤타워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오전 청와대 관계자는 "어디가 컨트롤타워인가"라는 질문에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분야별로 컨트롤타워를 세웠고, 세 개의 본부가 구성돼 각자 맡은 바 일을 하고 있다"며 "국무총리(대행인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최 부총리는 메르스 확산 국면에서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3개의 컨트롤타워 발언이 나오자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 표시인지 알겠으나 제대로 총괄이 되는가 하는 부분에 의구심이 있다"는 지적이 기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황교안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있다"며 "청문회를 거쳐서 조속히 임명되길 바란다"고 했다.

부총리가 컨트롤타워라고 해놓고, 총리 부재 상황을 상기시킨 것이다. 앞뒤가 맞지 않다.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는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는 설명을 내놓아 뭇매를 맞았다. 메르스 사태가 한창인 지금, 청와대는 3개의 컨트롤타워를 세웠고, 추가로 또 다른 TF를 만들었다. 그리고 총리직무대행이 '총괄 컨트롤타워'라고 하는 등,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대통령이 컨트롤타워다"라는 말 한마디면 정리될 상황인데, 이같은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메르스 관련 병원명 공개는 지난 3일 박근혜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설명한다.

세월호 사태 이후 1년 2개월이 지났지만, 국가 위기 상황만 되면 컨트롤타워가 사라지는 희한한 모습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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