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체계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문제를 놓고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한국 정부의 외교력과 한미 동맹을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리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그제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남중국해 분쟁에 "한국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은 영유권 분쟁의 당사자가 아닌 만큼 이는 한국이 목소리를 높여야 할 더 많은 이유가 된다"면서 이는 "내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이렇게 해석하기는 쉽지 않았다는 게 현장에서 나온 얘깁니다. 남중국해는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힘 싸움을 벌이는 지역인데요, 지금까지 한국은 제3자 입장을 유지해왔고, 우리 외교부는 정례브리핑을 통해 어느 쪽 편도 들지 않는 원론적 입장을 반복한 상황인데요.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4일부터 5일간 미국을 방문할 때 이 문제가 공론화 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의 병원의사가 대형 행사장에 드나들면서 천 500명 이상의 사람들과 접촉한 것으로 어제 확인됐습니다. 기침과 고열 등의 감염 증세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확진 판정 전까지 수차례 공공장소를 다녔고, 보건당국은 이를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병원의사에게 메르스 의심 증세가 나타난 건 지난달 29일부터인데요. 그런데도 증세가 악화된 다음 날 오전에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의학 관련 심포지엄에 참석했고, 오후엔 1500여명이 참석한 개포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 행사도 찾았습니다. 증세가 나타난 셋째날인 31일에도 역시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했다가 상태가 안 좋아지자 귀가했습니다. 그 날 오후 9시 40분쯤에야 병원에 격리조치 됐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어제 밤 10시 40분쯤 서울시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보건 당국의 메르스 대처를 비판했습니다. 박 시장은 "지금까지 35명의 환자가 밝혀질 때까지 중앙정부에서 조사를 했고, 지방자치단체가 환자를 관리하거나 격리했다"며 앞서 말씀드린 대형 행사장에 드나들은 병원의사의 경우 "시 공무원이 회의를 통해 정보를 획득하기 전에 어떤 경로로 어떻게 접촉이 됐는지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바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박 시장은 또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겠다"면서 병원 의사의 모든 동선을 공개하겠다고 말했고, "이 시간 이후부터 직접 대책본부장으로 상황을 진두지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새벽 사이 메르스 확진 환자 중 4번째 사망자가 발생해 메르스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모두 4명, 현재까지 확진 환자는 사망자를 포함해 41명으로 늘어난 상황입니다.
○…이런 와중에 유정복 인천시장이 어제 오후 3시 7박8일 일정으로 미국으로 출장을 떠났습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사전에 일정이 협의됐고 인천에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는 등 다른 시도에 비해 상황이 심각하지 않아 예정대로 출국했다"고 말했고, 유정복 시장은 "메르스 확진환자가 인천에서 발생하면 곧바로 귀국"하겠고 밝혔는데요. 인천지역에는 경기도에서 온 확진환자 1명이 지난 1일부터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고, 의심 증세를 보인 10명이 격리돼 있는 상황입니다. 시장뿐 아니라 노경수 인천시의회 의장 등 시의원 8명도 자매도시 협약을 이유로 모레 중국 허난성으로 떠날 예정입니다.
경기남부지역 시의원들도 지난달 31일부터 어제까지 해외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경기 시군의회 남부권의장단 협의회 협의회원 17명이 중국에 다녀온 건데요. 이 협의회에는 수원과 평택, 용인, 화성, 안성, 오산시의회 의장 6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나 평택은 최초 환자가 지난달 15일부터 3일간 메르스 최초환자가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고, 33명의 메르스 감염자가 나온 출밤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인데요. "예정된 일정이었다"고 밝혔지만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용인시의회 평의원 7명도 지난 1일부터 9박 10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 중입니다. 이 중 한 의원은 지난 2일에 자신의 SNS에 'LA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방문해 할리우드 영화를 경험하면서 동료 의원들과 한 컷'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아 글을 삭제했습니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어제 오후 새누리당 전 수석부대변인 김모 씨를 대전 자택에서 체포했습니다. 성 전 회장 측으로부터 2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네받은 혐의입니다. 지난달 29일부터 나흘 연속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었는데요, 이달 2일부터 추가로 출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계속 소환에 불응하자 검찰은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강제로 신병 확보에 나섰습니다. 경남기업 재무담당 부사장이었던 한모씨는 대선을 앞둔 2012년 11월쯤 비자금 2억원이 김 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었는데요. 검찰 특별수사팀은 김 씨가 2억원을 받은 시점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재보선 때 공천을 신청한 사실에도 주목해, 문제의 2억원을 '대선자금'이 아니라 '본인의 정치자금'으로 썼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은 어제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제외한 성완종 리스트에 적힌 나머지 6명에게서 서면답변서를 제출받았는데요. 이들은 모두 성 전 회장과 특별한 관계가 없다, 돈을 받지도 않았으며 만난 일조차 없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하며 연관성을 부인했습니다.
○…야권지형의 변화입니다. 정의당과 노동당,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등 4개 진보정당이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단계적인 통합을 통해 9월까지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들은 "무능과 야합으로 무너진 제1야당은 더 이상 대안이 될 수 없다"면서 반새누리당, 비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기치를 내세웠습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와 나경채 노동당 대표, 김세균 국민모임 대표, 양경규 노동정치연대 공동대표가 기자회견에 참석했는데요. 이들은 "진보정당 혁신과 결집의 길에 함께하고자 하는 모든 분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겠다"면서도, 해산된 통합진보당 세력과의 통합에 대해서는 천호선 대표가 "현재로서는 함께할 생각은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야권 성향 유권자들은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연합, 통합된 진보신당, 무소속 연대 등 3개의 선택지를 지니게 된 건데요. 새정치민주연합 안에서는 벌써 연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1박 2일동안 진행됐던 새정치연합 워크숍 때도 "진보는 분열하면 끝장이다"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호남 신당을 주장하던 천정배 의원은 독자 노선을 걷는 중입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어제 TBS 라디오인터뷰에서 "4·29 재·보궐선거 패배한 이유는 야권연합을 하지 않아서"라고 말하며 "가까운 시일 내에 천정배 의원과 식사를 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대구에서도 성소주자들의 축제인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와와 기독교 단체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3일 밤12시쯤 대구 중부경찰서 앞에는 상대편보다 집회 신고를 먼저 하기 위해 30여명의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 관계자와 보수 성향 기독교 단체 회원들이 기싸움을 벌였습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집회를 갖기 30일 전부터 2일 전까지 관한 경찰서나 지방경찰청에 신고하도록 돼있는데요.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다음달 4일로 예정돼 있어, 먼저 집회를 신고하기 위해 자정을 넘길 때까지 양측이 기다린 겁니다. 중부경찰서에 먼저 집회신고를 하게 된 건 기독교 단체였지만,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이날 밤 12시 대구지방경찰청에 집회신고를 했습니다. 때문에 대구 중부에는 이 두 단체의 집회 신고 장소가 겹치는 일이 생겼습니다.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양측 모두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 집회 신고를 한 것이 있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농구와 권투에 이어 유도에서도 승부조작이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수사 대상은 대한유도회 임원인 문원배 씨인데요. 문 씨의 혐의는 2013년 인천에서 열린 전국체전 남자유도 대학부 8강 경기에서 판정 결과에 개입한 혐의입니다. 이 경기에서 문 씨는 주심이 판정을 내리기도 전에 앞서고 있는 A선수에게 벌칙인 '지도'를 주라고 무전기를 통해 주심에게 말했습니다. 지도 3개를 받고 있던 A선수는 지도 하나가 더해져 반칙패를 당했습니다. 국제 심판 규정은 주심판정에 실수가 있는 경우에만 심판위원이 개입하도록 돼 있습니다. 또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열린 각 시도 대표로 유도 명문 모 대학 선수를 부정 출전시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1억2000만 원가량의 선수 훈련비 등을 횡령한 혐의로 조인철 전 남자유도 국가대표팀 감독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문 씨 혐의를 포착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가 어제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렸습니다. 근로자 위원들은 회의 전체공개를 요청하며, 미혼 근로자가 아닌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구주를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사용자 위원들은 업종별 최저임금을 차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신경전 끝에 어제는 양쪽 모두 본격적인 요구안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매주 목요일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29일까지 인상안을 의결해 정부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검찰이 지난 2일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활동에 참여한 단장면 마을 주민 김모 씨의 DNA 채취에 나서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앞서 김 씨는 불을 붙인 500ml 플라스틱 화염병을 공사현장 기름통에 던져 통을 덮은 마대를 태웠고, 일반물건방화·업무방해 등 혐의로 지난 5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확정 받았는데요. 검찰은 이 점이 DNA 신원확보 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에 따른 채취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측은 김 씨에 대한 DNA 채취가 인권 침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현행법상 DNA 채취는 살인이나 성범죄 등 강력 범죄나 재범 우려가 큰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데, 김 씨의 경우 해당 사항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태아의 시신이 택배로 배달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어제 오후 6시 30분쯤 전남 나주시 금천면 A씨의 집에 위험물이 택배로 배달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는데요. 확인된 택배 상자 안에는 "좋은 곳으로 보내달라"는 메모와 태아의 시신이 담겨 있었습니다. 보내는 사람 이름이 적혀있었지만 A씨는 모르는 이름이라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택배에 찍힌 소인을 토대로 우체국 CCTV를 확인해 택배 발송인을 파악할 방침입니다.
<프레시안>은 6월 1일부터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시사통>과 기사 교류를 시작합니다. 이 기사는 6월 5일 <뉴스브리핑> 내용입니다. (☞<시사통>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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