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한국 시각) 알링턴 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1차전.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한 선수는 신인 투수 에두아르두 로드리게스였다. 그러나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선수는 따로 있었다. '돌아온 탕아' 조시 해밀턴이다.
해밀턴은 자유계약선수로 팀을 떠나면서 "텍사스는 진정한 야구의 도시가 아니다."라는 말로 팬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그러나 LA 에인절스로 옮긴 이후 성적 부진과 부상, 금지약물 복용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팀 동료와의 관계도 원활하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어깨 부상으로 재활 중이던 3월 9일, LA 에인절스 몰래 자신의 타격 연습 영상을 텍사스 레인저스의 단장 특별 보좌관 마이클 영에게 보냈다. 텍사스가 부담해야 할 잔여 연봉 1200만 달러 중 600만 달러(66억 5400만원)를 포기하기도 했다.
해밀턴은 "많은 우회로를 거쳐 다시 텍사스에 왔다. 그간의 과오 앞에 떳떳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텍사스로 돌아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텍사스의 감독 배니스터는 "두 팔을 벌려 그를 안아주며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신수를 비롯한 팀 동료 역시 해밀턴의 복귀를 환영했다.
해밀턴의 달라진 마음가짐은 복귀 시리즈에서부터 드러났다. 몸을 날리는 수비, 평범한 땅볼 안타임에도 2루까지 내달리는 모습은 LA 에인절스에서는 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해밀턴은 그리웠던 홈구장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의 첫 타석에서 우익수 옆을 스쳐 지나가는 2루타를 쳐냈다. 2루에 안착하자 해밀턴은 팀 동료 앨비스 앤드러스의 세레모니를 흉내냈고, 홈 관중은 우뢰와 같은 환호를 보냈다. 9회에는 영봉패를 면하는 적시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해밀턴은 이제 2010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을 때와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텍사스 역시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던 강팀이 아니다. 4월까지 텍사스의 좌익수들은 도합 .165 .295 .262(타/출/장) 1홈런 7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해밀턴이 전성기 시절에 못 미치는 활약을 한다고 하더라도 텍사스에는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다.
해밀턴이 이번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그간의 과오에도 불구하고 구단과 동료, 팬들은 해밀턴을 반겼다. 이제 남은 것은 해밀턴이 성적으로 기대에 부응해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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