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오랜 침묵을 깨고 반등에 성공한 원인은 무엇일까. 그 답은 포심 패스트볼에 있다.
2013년까지 추신수는 '패스트볼 킬러' 그 자체였다. 미국의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에 따르면 추신수는 2013년 100구당 패스트볼 구종가치에서 ML 1위(3.06)을 기록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포심 패스트볼은 추신수가 두 번째로 자신있어 하는 구종(첫 번째는 싱킹 패스트볼)이었다. 2013시즌 추신수는 포심 패스트볼을 상대로 타율 .353/장타율 .582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추신수는 발목 부상과 팔꿈치 부상을 안고 시즌을 치렀고 결국 시즌 도중 수술을 받았다. 게다가 시즌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등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 중간에 빠지는 일도 있었다. 몸에 이상이 있으면 배트 스피드가 줄어들어 빠른 공 대처가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아래 표는 4월 28일(한국 시각)까지 추신수의 구종별 성적이다.
4월 28일까지 추신수는 122개의 포심 패스트볼을 상대했다.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온 45개의 포심 패스트볼 중 29개의 공에 스윙을 했다. 그 중 10번은 헛스윙이었고, 8개는 파울이었다. 배트에 맞아 파울라인 안쪽으로 떨어진 공 11개였다. 인플레이(in play)된 11개의 공 중 6개는 땅볼 아웃이, 1개는 라인드라이브 아웃이, 3개는 뜬공 아웃이, 1개는 팝업이 됐다. 그 결과 포심 패스트볼을 상대로 단 1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반면 반등이 시작한 4경기 동안 추신수는 포심 패스트볼을 상대로 4개의 안타를 만들어냈다. 추신수는 5월 2일부터 5월 5일까지 4경기 동안 28개의 패스트볼을 상대했다.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온 12개 중 11개의 공에 스윙해서 3번의 헛스윙을 했고, 1번은 파울이, 1번은 땅볼이 됐지만, 3개의 공을 라인드라이브로, 나머지 3개의 공은 뜬공으로 만들어냈다. 3개의 라인드라이브는 모두 2루타가 됐고, 플라이볼 중 하나는 홈런이 됐다. 드디어 상대 투수의 포심 패스트볼에 대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추신수는 28일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2경기 연속으로 결장하면서 이틀간 타격 훈련과 동영상 시청 등으로 전성기의 타격 자세를 되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 결과 미세하게 흐트러졌던 타격폼을 바로잡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5일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1번 타자로 출장한 추신수는 첫 타석에서 상대 투수 스캇 펠드먼의 91마일 싱커를 받아 쳐서 다시 한번 2루타를 만들어냈다. 비록 나머지 4타석에서 아웃으로 물러났지만, 추신수는 기술적으로 흠잡을 데 없었던 그의 스윙을 서서히 되찾아가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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