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 팽목항을 찾아 "빠른 시일 내에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다"며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에 대해 "하나 마나 한 정치적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관련 기사 : 朴대통령 "이제 고통 벗어나 용기 갖고 사시길")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위)는 이날 '국민을 버리고 대통령만 탈출했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박 대통령의 담화 내용에 대해 참담하다는 반응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세월호 인양에 대해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한 데 이어,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대책위는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기술 검토가 이루어진 지 이미 오랜 시간이 흘렀음이 확인된 지금 '빠른 시일 내에'라는 정치적 수사는 하나 마나 한 소리일 뿐"이라며 "우리가 듣고 싶었던 것은 '지금 당장' 인양에 나서겠다는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진상규명 측면에서 박 대통령이 "민관 합동 진상 규명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하여 곧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한 데 대해선 "마치 특조위가 출범한 것처럼 국민들 눈을 속이고, 정작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가로막고 있는 자신의 위치를 숨긴 담화문"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다각적인 지원을 위해 노력했다"한 데 대해서도 "희생자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권리를 짓밟으며 돈으로 희생자를 모욕했다"며 "그런 마당에 피해 배보상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은 돈이면 된다는 천박한 표현에 다름 아니"라고 했다.
국민대책위는 이어 박 대통령이 "가족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고통에서 벗어나라"고 한 데 대해 "누가 그들을 고통에 빠뜨렸고 눈물 흘리게 했는지 대통령은 정녕 모르느냐"고 되물으며 "아니면 절규하는 유가족을 향해 '가만히 있으라'고 다시 협박하고 있는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1년 전 오늘도 대통령은 없었다. 세월호 참사 1년이 지난 오늘도 대통령은 없었다"며 "국민도 대통령을 버릴 수밖에 없다. 국가의 주인인 우리가 오늘 청와대로 가겠다"며 이날 저녁 촛불집회가 끝난 뒤 청와대 행진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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