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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인권위 인원감축 감사결과 낸 적 없다"

표적 감사→행안부 오버→감사원 제동?

김황식 감사원장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인원을 감축하라는 감사결과를 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가 내세우고 있는 국가인권위 조직 축소 방침의 주요 근거가 감사원 감사 결과라는 점에서 행안부가 감사 결과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했다는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 원장은 20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국(局) 내에서 인원을 조정하라는 얘기지, 축소하라는 의미는 아니지 않느냐"고 묻자 "맞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김 원장의 발언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조직 개편에 있지 '인력 축소'에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

전날 민주당 강기정 의원도 "감사원 처분요구서 어디에도 '감축'이라는 말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이달곤 행안부장관 내정자는 "조직을 줄이라는 것은 인력을 감축하라는 것"이라고 해석을 달리했다.

논란이 되는 감사원의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0일 "인권위가 국(局), 팀 등의 단위를 과다 운영하고 있으며 정부 인사규정과 어긋나게 별정직, 계약직 공무원 일반직처럼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눈엣 가시인 인권위에 대한 '표적 감사' 논란까지 일었던 것에 비하면 감사 결과에 조직 운영과 인사 규정 등을 문제삼았을 뿐 인력 감축에 관한 명시적 언급은 없다. 행안부의 요구가 과다하다는 지적은 이에 근거한다.

특히 감사원은 인권위 규모를 "1국, 4개팀을 과다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행안부의 요구는 5국 22과에서 2국을 줄여 3국 10과로 운영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행안부의 인력 축소 방침이 감사원 감사결과라면 행안부의 요구는 지나친 확대해석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와 함께 "감사 결과와 상관 없이 지난해 11월 인권위 차원에서 마련한 조직 개편안을 행안부에 전달했지만 행안부는 이와 상관없이 12월 일방적으로 인원 감축 방안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행안부가 확대해석에 근거해 무리하게 인권위 인력감축을 추진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감사원의 감사 자체가 정치적 의미를 내포하고 실시된 데다, 그 결과를 한층 비약사켜 행안부가 인력 감축 요구를 일방적으로 통보하자 감사원이 행안부의 '오버액션'에 다시 제동을 거는 복잡한 양상으로 논란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감사원의 인권위 감사는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5월에 예정없이 이뤄져 당시 '정치 감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은진수 감사위원 '보은인사' 논란

한편 이날 법사위 회의에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은진수 변호사가 한나라당 당원이던 시절 감사위원에 내정된 사실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1월 29일 은진수 변호사가 임명될 것이라고 보도 됐는데 은 변호사는 2월 3일 탈당계를 제출했다"며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과 관련해 이 인사가 제대로 된 인사냐"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또 "은 변호사는 임명장을 받은 후 정두언 의원 박영준 국무차장 등 여권 실세들과 만났다"며 "감사위원으로 적절치 못하다"고 꼬집었다. 은 감사위원은 지난 16일 '대운하 전도사'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세운 <아우어뉴스> 창간행사에도 참석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은진수 변호사는 지난 대선 당시 당 클린정치위원회 'BBK 팀장'을 맡았던 MB정권의 '개국 공신' 중 하나다.

이에 대해 김황식 원장은 "오래 전에 잡혀 있던 약속에 따라 참석한 것이고 감사원에 누가 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처신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그런 인물을 정부에서 쓰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 중립성이 필요한 감사위원 선임은 좀 다른 문제"라며 "감사위원 제청과 관련해 청와대 지시를 받았느냐"고 따졌다.

이에 김황식 감사원장은 "이 자리에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변을 유보하며 "제청권자(감사원장)과 임명권자(대통령) 간에 1월 중 협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도 "임기가 한참 남은 감사위원을 '코드인사'라는 이유로 물러나게 해놓고 또다시 그 자리에 '보은인사'를 했다"며 "감사위원은 정치적 독립성이 보장될 수 있는 인사들로 구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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