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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죽이지 말라"며 굴뚝 오른 날…쌍용차 26번째 사망자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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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죽이지 말라"며 굴뚝 오른 날…쌍용차 26번째 사망자 발생

창원지회 조합원 박모 씨, 투병 중 사망

"더 이상 죽이지 말라"며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2명이 70미터 굴뚝에 오른 날, 또 한 명의 해고 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 2009년 정리해고 이후, 벌써 26번째 죽음이다.

13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창원지회에 따르면, 창원공장에서 일하던 해고자 박모(47) 씨가 이날 오후 사망했다. 박 씨는 최근 간암으로 투병 생활을 해오다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1996년 쌍용차에 입사한 고인은 작업 중 허리 부상을 당한 뒤 해고 전까지 중앙측정실 QC(품질관리)부서에서 근무해 왔다. 그러나 2009년 "모두가 그렇듯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해고됐다.

해고 뒤 퇴직금은 산재 소송과 치료비로 모두 소진했다. 생계는 주로 부인이 책임졌고, 고인 역시 주요소 아르바이트와 쌍용차 납품업체 비정규직 등의 일자리를 전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 병원 진료 결과 간암이 발견됐고, 석 달간의 암투병 끝에 이날 숨을 거뒀다. 유족으론 중학생과 고등학생인 두 딸과 부인이 있다.

창원지회 조합원인 고인은 법원에 정리해고 무효 소송을 낸 153명 중 한 명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대법원에서 패소해 공장 복귀가 좌절됐다. 지난달 13일 대법원은 박 씨를 비롯한 해고자들이 낸 해고무효 소송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정리해고가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이갑호 창원지회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자존심이 워낙 강한 분이라 투병 중에는 연락이 잘 닿지 않다가 어제(12일) 병원에서 고인을 만났다"면서 "하루새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날 새벽, 쌍용차 해고자인 김정욱 쌍용차지부 사무국장과 이창근 기획실장이 평택공장 안 70m 높이의 굴뚝에 올라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해고자들이 2009년 파업 이후 공장 안으로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대법원 판결 뒤 "마지막 기댈 곳"은 공장 안 동료들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 기사 : 쌍용차 해고자 2명, 70미터 굴뚝농성 돌입)

2009년 쌍용차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자살이나 스트레스 등의 질환으로 숨진 해고자 및 해고자 가족은 총 26명에 이른다. 이번에 26번째 희생자가 나온 창원지회에서도 정리해고 후 총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쌍용차 지부는 "언제까지 해고자의 삶은 계속 방치하면서 늘어나는 죽음의 숫자만 세고 있을 것인가"라며 "억울하게 해고된 노동자들이 반드시 공장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분명해졌다. 제대로 된 정부와 기업이라면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13일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평택공장 굴뚝에 오른 이창근 쌍용차지부 기획실장(왼쪽)과 김정욱 사무국장. ⓒ이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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