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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朴, '도곡동 땅' 의혹 '전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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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朴, '도곡동 땅' 의혹 '전면전'

"김재정이 밝히면 해결" vs "같은 당 후보 저격하나"

'이명박 부동산 의혹'을 둘러싼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의 대치가 격화되고 있다.

특히 도곡동 땅의 일부인 306㎡가 이명박 전 시장의 현대건설 사장 재임시절 이 전 시장의 처남과 큰 형에게 팔렸고, 1995년에는 나머지 1853㎡와 함께 포스코개발(현 포스코건설)에 판 것으로 추가 확인되면서 양 진영은 공방의 수위를 높여 갔다.

박근혜측 "김재정이 직접 돈 흐름 밝히면 될 일"

논란의 핵심은 김재정 씨와 이상은 씨의 명의로 거래된 '도곡동 땅'이 이명박 전 시장의 차명재산인지, 그리고 이 땅을 사고 파는 과정에 이 전 시장이 개입했는지 여부다.
▲ 5일 대구지역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측근으로부터 귀엣말로 보고를 받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캠프의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은 5일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도곡동 땅을 판 돈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처남 김재정 씨가 밝히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서 "당사자인 처남이나 큰 형이 '내 돈이니 계좌를 추적해 밝혀 달라'고 금융감독원에 이야기만 하면 된다. 빠르면 몇 시간, 늦어도 3~4일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소송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시간이 엄청나게 걸린다. 아마 대선이 끝날 때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며 "그런데 이 후보 측은 시간이 제일 오래 걸리는 소송이라는 방법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김재정 씨는 전날 서청원 고문을 검찰에 고소했다.

홍 위원장은 "경선으로 모든 게 끝나면 모르겠지만 경선 뒤 본선은 무려 4달 동안 지속된다. 그 쪽(이명박 캠프)도 작은 꾀로 임하지 말고 큰 전략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의원도 "도곡동의 땅을 판 돈이 약 263억 원이고, 그 중 143억 원 가량이 김재정 씨의 몫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거액인 만큼 당연히 수표로 전해졌거나 김 씨의 계좌로 입금됐을 것이다. 입금내역과 세금을 낸 부분, 그리고 12년 동안 이 돈을 어떻게 지출했는지, 예금으로 보관하고 있는지 여부는 당사자인 김 씨가 오늘이라도 쉽게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김재정 본인으로서도 매형인 이명박 후보를 위해 계좌내역 하나를 떼는 것은 쉬운 일이다. 이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냐"면서 "만일 김 씨가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면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검은 한나라당 검증청문회가 있는 19일 전에 진실을 밝혀 달라"고 덧붙였다.

김재원 대변인도 논평에서 "좌파는 분열 때문에 망하고 우파는 부패 때문에 망한다고 하는데 부패 때문에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한다면 이는 국민적 여망을 무산시키는 죄악을 저지르는 것"이라면서 "이명박 후보 본인은 스스로 나서 국민 앞에 떳떳하고 당당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몰아쳤다.

이명박 "2등이 달려드는 것은 이해하겠지만…"

이에 대해 이명박 전 시장은 이날 오전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2등이니까 달려드는 것을 이해한다. 그래도 한 사람은 포용해야 한다"며 "극단적으로 반대했던 사람들도 다시 힘을 모아 하나가 돼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염원을 달성하는 데 함께 가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피해갔다.

이 전 시장은 "내가 경선에서 승리하면 (나를) 반대했던 의원들이 언제 반대했냐 하면서 다 지지로 돌아설 것"이라며 "나를 정치적으로 반대했던 사람들을 다 포용해서 하나로 같이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단 이 전 시장 본인은 여유로운 반응을 보였지만 캠프는 그 동안의 '무대응 기조'에서 탈피해 전면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캠프는 이날 박희태 선대위원장 명의로 박근혜 캠프의 홍사덕 위원장과 서청원 상임고문에 대한 중앙선관위 고발 등의 강력 대응조치를 당 경선관리위원회에 요구했다.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도 공식 요청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아무리 급해도 같은 당의 유력 후보를 저격해 떨어뜨리려는 자세는 곤란하다"면서 "당원이 아닌 자(홍사덕 위원장)가 경선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명백한 당규위반이다. 당을 분열의 늪으로 끌고 들어가는 태도를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장광근 대변인도 "청문회를 통해 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의혹들이 얼마나 정략적이었는지 입증될 것"이라면서 "경선은 정권교체를 위한 도구일 뿐이다. 청문회에서 국민들은 이명박 후보가 도덕적 덕목에서 일탈되지 않는 대통령으로서 적임자임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변인은 '도곡동 땅' 의혹에 대해선 "도곡동 땅은 이명박 후보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땅일 뿐만 아니라 이명박 후보는 당시 해당 토지의 매각에도 관여한 바 없다"면서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던 이명박 후보가 사실상 쓸모 없는 자투리땅에 불과한 토지의 거래내역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정도를 벗어난 보도에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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