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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는' 李, '쫓는' 朴…'50일 전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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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는' 李, '쫓는' 朴…'50일 전쟁' 돌입

내달 10일 검증청문회 거치며 전면전 될 듯

28일 4차 종합토론을 끝으로 한나라당 예비후보들 간의 정책토론회는 막을 내렸다. 경선국면 '빅 이벤트' 중 첫 관문이 마무리된 셈이다. 하지만 장 내·외를 막론하고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사이의 치열한 대치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이명박이 변했다"

지난 4차례의 토론회를 총괄 평가해 볼 때 "이명박 전 시장이 변했다"는 관전평이 당 안팎에서 공통적이다.

앞선 토론회에서 까다로운 질문에 대해 "저한테 계속 질문을 하실거냐"며 웃음으로 응수하는 등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면서도 그는 '한반도 대운하', '신혼부부 집 한 채' 등 '대표공약'의 구체적 실천방안에 대해선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해 "무대뽀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은 28일 열린 마지막 4차 토론회에선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동문서답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방법이 없다는 것 아니냐"며 '강공'을 걸었고, '이명박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해 온 홍준표 의원에겐 "이전 언론 인터뷰에서는 찬성하더니 지금은 왜 이렇게 (한반도 운하에) 반대하느냐"며 쏘아붙이기도 했다.

최근 이어진 각종 비리의혹과 더불어 토론회에서 비친 수세적 모습이 '이명박 하락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위기감이 이같은 변화를 이끈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초조한 이명박
▲ 이명박 전 서울시장. ⓒ뉴시스

특히 정책토론회 국면을 거치며 이명박 전 시장은 하락하는 지지율이 발등의 불이 됐다. 28일 CBS-리얼미터 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36%, 박 전 대표가 29.7%로 격차는 6.3%포인트였다. 이는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 가장 좁혀진 수치다.

같은날 중앙일보-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도 이 전 시장에 대한 지지율은 일주일 만에 4.1%가 하락해 33.9%였다. 박 전 대표는 3.2% 증가해 28.5%를 기록했다.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일주일 만에 6..9%가 좁혀진 5.4%포인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선 상대적으로 이 전 시장에 대한 지지율이 높았던 수도권에서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 전 시장에 대한 지지율은 서울에서만 무려 11.2%가 빠져 37.2%를 기록했고, 박 전 대표는 8.1%가 증가한 30.5%인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검증 청문회 '태풍'

그럼에도 그치지 않고 비리의혹은 그치지 않고 터져 나오고 있다. 이 전 시장 측은 아직까지는 각종 의혹제기에 대해 "당 검증위에서 조사해 달라"며 '무대응의 대응'이라는 기조의 골간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다음 달 10일부터 시작되는 '후보검증 청문회'는 이 전 시장으로서는 피해갈 수 없는 외나무다리다. 이명박 캠프의 좌장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경선이 끝날 때까지 한두 차례 태풍이 불 것이라고 한 예고편의 첫 번째 고비다.

후보검증 청문회를 겨냥해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을 필두로 당 안팎에서 BBK 논란, 주식회사 '다스'와 관련한 각종 의혹, 8000억 재산은닉설, 부동산 투기를 위한 위장전입 논란, 김경준-에리카 김과의 관계 등 각종 '비리의혹' 시리즈가 이 전 시장을 전방위로 압박해 올 것이 예상된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의혹이 등장할 개연성도 얼마든지 있다.

이 전 시장의 입장에선 후보검증 청문회를 제대로 돌파하지 못할 경우 7월22일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 13개 권역에서 실시될 후보합동 유세에서도 승기를 잡기가 난망하다. 특히 이때부터 양 진영의 대치는 전면전을 넘어서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수밖에 없다.

역으로 '박근혜 파일'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이명박 캠프의 이재오 최고위원은 지난 27일 지도부 회의에서 박근혜 캠프 이규택 의원과의 설전 끝에 "나는 (박근혜 관련) 자료가 없느냐. 나도 폭로하겠다"는 강경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전 시장 본인도 28일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칙을) 유리할 때만 지키고 불합리할 때 안 지키는 건 독재주의적 발상"이라며 '화합' 약속에도 불구하고 검증공세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박 전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50일 전쟁' 돌입
▲ 서울 염창동에 위치한 한나라당사. ⓒ뉴시스

이처럼 서로 상대방의 목에 칼끝을 겨눈 상태로 진행되는 경선이 오히려 본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당 경선관리위원회가 28일 박근혜 캠프의 주공격수인 이혜훈 대변인과 이명박 캠프의 장광근 대변인에 대한 징계여부을 검토키로 한 것도 이에 대한 경고성 조치다. 당 윤리위는 29일 오전 정두언, 곽성문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방패를 든 처지인 이 전 시장은 "당이 방향을 제대로 잘 잡았다. 당이 말만 할게 아니라 시행하고 지켜야 한다"고 반색했고, 박형준 대변인도 "당이 중심을 잡고 원칙을 확고히 지키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평가한다. 당이 나서 네거티브 공방에 대해 단호히 조치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는 "어느 캠프에서 어떤 사람이 뭘 잘못했다고 정확히 꼭 집어서, 6하원칙에 입각해 이야기를 딱딱 해야 한다. 경선 자체는 경쟁이고 싸움"이라고 물러서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이혜훈 대변인도 "허위비방을 하거나 흑색선전을 한다면 당의 조치를 당연히 받아야 하지만 이미 보도된 것에 대해 묻는 것도 그 기준에 포함시킨다면 이는 '재갈 정치'이자 '공포정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의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퇴로 없는 전쟁 속으로 당 전체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의 대선후보를 확정하는 8월20일까지 남은 시간은 52일. 당 밖의 상대가 없는 상태에서 생사를 건 양 진영의 내전 양상으로 치닫게 될 이 시간은 두 사람은 물론이고 당 전체에도 결코 유리한 시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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