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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라면 찬성" vs "아버지도 검토 후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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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라면 찬성" vs "아버지도 검토 후 폐지"

마지막 정책토론서 이명박-박근혜, '대운하' 대격돌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나라당 4차 정책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은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둘러싸고 재격돌했다. 주제에 대한 특정한 제한이 없는 종합토론이어서 예상대로 한반도 대운하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각종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앞선 정책토론회에서 타 주자들의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이명박 전 시장은 이번이 마지막 정책토론회라는 점을 고려한 듯 공격적인 대응으로 쏟아지는 비판에 물러서지 않았다.

李 "박정희라면 대운하 찬성했을 것" vs 朴 "아버지도, YS도 검토 후 폐지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운하가 수질을 오염시킬 수밖에 없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운하로 수질이 개선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 후보는 처음엔 '물류운하'라고 하더니 이제는 '물류기능은 20% 정도이고 관광운하'라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한나라당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이명박 전 시장이 토론회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박 전 대표는 "또 오염문제가 제기되는 대안으로 이중수로를 제기했다가 이를 철회하고 강변 여과방식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10년 간 연구해 왔다면서 이렇게 말을 바꾸는 이유가 뭐냐. 대운하로 수질이 개선된다는 주장도 번복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에 이 전 시장은 "박 후보는 대운하를 반대했고,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말까지 하고 있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살아 계셨다면 아마 찬성하시지 않았겠나. 대운하를 반대한다면 낙동강 수질을 무엇으로 해결하려고 하느냐"고 반박했다.

박 전 대표가 "그 동안 낙동강 수질문제는 많이 개선됐다"고 답하자 이 전 시장은 "그러니까 방법이 없다는 것이구만"이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경부운하의 건설비가 14조 원이라고 하는데 매년 1.5%가 들어간다는 유지관리비와 한강, 낙동강의 교량을 뜯어내는 비용도 빠져 있는 것 아니냐"면서 "특히 취수장을 건설하자고 하는데 그 비용만 10조 원이 들어 갈 것이다. 그래서 경부운하는 아버지 시절에도 검토 후 폐지됐고 김영삼 전 대통령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추진할 것이냐"고 따졌다.

이 전 시장은 "건교부가 2006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직접 취수보다 강변여과수를 이용하는 방식이 훨씬 싼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박근혜 후보는 인터넷을 통해 운하에 반대하는 세력이 낸 자료만 보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운하와 관련해 내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자세히 검토해 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박 전 대표가 "홈페이지에 들어가는 이상으로 전문적인 자료를 보고 있다. 전문가 이야기가 소설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격하자, 이 전 시장은 "'소설'이라는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한나라당 내에서 토론을 하는데 상대후보의 공약에 대해 '말도 안 된다, 소설 같다'고 하면 어떻겠느냐. 국민이 보고 있는데 말을 선택해 가면서 하면 좋겠다"며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정책에 의문이 있어 물어보면 국민을 상대로 설득을 하면 되지 말을 한다고 모함이라고 받아들이면 질문을 할 수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받아 치면서 분위기는 순간 싸늘하게 얼어붙기도 했다.

BBK·위장전입 등…이명박 '집중타'
▲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한나라당

이명박 전 시장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각종 의혹들도 도마에 올랐다. 특히 이 전 시장이 이날 토론회 기조발언에서 "뭔가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나는 나름대로 그 시대의 도덕적 기준을 지키면서 살아 왔다"고 말한 부분이 집중적인 비판의 대상이 됐다.

원희룡 의원은 "개발시대의 도덕적 기준은 너무나 낮았다"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칭송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가 생각하는 기준은 서민들이 지키고 있는 도덕적 기준에 비해 너무 낮은 게 아니냐"고 비난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명박 후보는 금년 초 50% 대의 지지를 받다가 지금은 30% 중반이다. '김대업 식' 폭로와는 달리 이번에는 BBK 문제는 소송 서류, 부동산 문제는 등기부 등본, 위장전입 문제는 주민등록 등초본 등 정교한 문서 형태로 공개가 될 것"이라면서 "이명박 후보는 30여 년 간 기업을 해 왔는데 일반적인 도덕적 기준에 맞을 리가 있느냐"고 직격했다.

고진화 의원은 "경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운하 하나로 온 나라가 난리법석을 떠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이 후보의 정책은 낡은 국가주도 경영모델에 기초한 것이다. 대운하 공약을 철회하는 결단을 내려주는 게 지도자의 도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은 "고진화 후보의 질문을 보면 열린우리당 후보가 질문하는 것 같다. 부정적인 생각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면서 "상대후보의 공약을 진지하게 검토해야지 무조건 못 쓰는 공약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대운하 현장에는 가 봤느냐, 외국 운하에는 가 봤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토론회 수준 좀 높이자"
▲ 28일 한나라당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사전행사 도중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당에서 주최하는 마지막 정책 토론회인 만큼 후보자들의 '과열 경쟁'이 웃지 못 할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이 "홍준표 의원은 지난 2002년에는 언론 인터뷰에서 '경부운하야말로 수질을 개선할 수 있는 21세기 미래산업'이라고 칭송했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반대를 하느냐"고 불만을 터트리자 홍 의원은 "서면인터뷰였는지, 직접 말을 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직접 이야기를 했다면 서울시장 되기 위해 이 전 시장에게 잘 보이려고 그랬을 것"이라고 에둘렀다.

원희룡 의원은 "지도층부터 모범을 보이자. 최근 시민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1가구1주택 갖기 운동'에 동참하는 게 어떠냐"고 즉석에서 제안했지만 다른 후보들 모두가 손사래를 치면서 어색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명박 전 시장은 "참고하겠다"고만 답했고, 박근혜 전 대표는 "현실적으로 국회의원은 안 되지 않느냐"며 말끝을 흐렸다.

상대적으로 '개혁적, 서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고진화, 홍준표 의원도 각각 "토론회의 수준을 높이자", "본인이 먼저 실천을 해야지, 쇼 하는 것처럼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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