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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갑 끼고' 불 끄는 소방관들, 랜턴도 사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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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갑 끼고' 불 끄는 소방관들, 랜턴도 사비로?

'소방 필수품' 헬맷 부착 랜턴, 6명당 1개 지급…지역별 격차 심각

소방관들의 화재진압 필수 장비인 헬멧 부착 랜턴이 소방관 6명당 1명 꼴로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현장에서 시야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비임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부족한 지급량 때문에 심지어는 소방관들이 사비를 털어 구매하는 경우도 빈번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정청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21일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방헬멧에 부착하는 랜턴의 평균 보유율은 전국적으로 16.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관 1인당 1개가 아닌 6명이 돌려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예산과 재량에 따라 지역별로 장비 지급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방재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랜턴이 100% 지급된 곳은 세종시 1곳(183개)에 불과했다. 대전과 제주의 경우 단 1개도 지급되지 않아, 보유율이 0%로 나타났다.

창원의 경우에도 2.2%(14개)로 소방관 45.4명당 1개 꼴이었고, 대구 역시 소방관 39.4명당 1개 수준으로 헬멧 부착 랜턴이 지급되고 있었다. 헬멧을 돌려 쓰기 힘든 점을 감안한다면 일부 보유를 하고 있다고 해도 대다수가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 헬멧 부착 랜턴. ⓒ프레시안(서어리)

▲ 랜턴이 부착된 헬멧을 착용한 소방관. 이 사진은 비교적 지급률이 높은 지역에서 촬영됐다. ⓒ프레시안(서어리)

사비 털어 개인 구매도…"이게 국가냐"

헬멧 부착 랜턴은 화재 진압이나 인명 구조 등 소방관들이 손을 사용하기 힘든 상황에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 장비다.

그러나 이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탓에, 일부 지역에선 소방관들이 사비를 털어 랜턴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소방관들에게 방화 장갑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소방관들이 사비로 목장갑을 구매해 화재 진압 시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관련 기사 : 목장갑 끼고 불끄던 소방관, 왜 광화문 거리로 나섰나 )

이런 가운데 소방관들의 자비 구매 현실을 직접적으로 증명하는 글이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 13일 한 게시판에 '친구가 인터넷 쇼핑몰 하는데 소방관에게 전화옴'이란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물을 보면, 한 소방대원이 자비로 랜턴 30개를 구매하겠다는 주문 전화를 받고 친구인 쇼핑몰 사장이 안타까워 이를 할인해 줬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글을 올린 이는 이런 이야기를 전해듣고 "국가가 쓰레기 맞네. 이 나라 왜 이러냐"며 한탄한다.

ⓒ오늘의유머

안전도 빈부격차? 지자체 예산 따라 장비 지급 '천차만별'

심각한 지역별 장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소방공무원들의 국가직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소방 관련 국가 지원 예산 비중은 1.7% 수준으로, 나머지 98.3%는 각 지자체에서 충당한다. 결국 지역별로 예산이나 단체장의 판단에 따라 소방 예산이 좌지우지되는 구조다.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은 지역에선 랜턴이나 장갑조차 제대로 지급할 수 없는 이유다. "안전에도 빈부격차가 있다"는 소방 공무원들의 1인 시위 구호는 이런 상황을 반영한다.

소방공무원들이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전환된다면, 정부에서 일괄로 예산을 배분해 지자체 예산 때문에 인력과 장비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정청래 의원은 "소방관들의 개인 장비 지원에 대한 격차가 큰 것은 곧 소방안전 서비스에서도 지역별 격차가 큰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평등한 소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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