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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윤 일병 사건도 '원님 재판' 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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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윤 일병 사건도 '원님 재판' 할 건가

부대 지휘관이 군사재판 판·검사 인사권…사건 은폐 위험 상존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의 폭행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군 사법체계 개혁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부대 지휘관이 군 검찰과 군 판사 인사권을 쥐는 등, 이번 윤 일병 재판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 군사 재판의 독립성 부재와 폐쇄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 사법 개혁은 참여정부 당시 사법개혁 과제에 포함돼 지난 17대 국회에서 개혁 법안들이 제출됐지만, 군 수뇌부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입법이 무산된 바 있다.

지휘관 마음대로 수사, 재판까지? 사건 은폐 가능성 상존

핵심 쟁점은 무엇보다 사단급 이상 부대 지휘관에게 군 검찰과 군 판사의 인사권을 부여하는 군사법원법을 고쳐 이른바 '원님 재판'을 방지하는 것이다.

부대 지휘관이 인사권을 쥐고 있는 탓에 독립적인 수사와 재판이 이뤄지지 않고, 지휘관의 책임도 묻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특히 군 검찰에 대한 지휘 및 감독 권한도 각급 부대 지휘관에 부여돼 있어, 지휘관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병영 내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할 가능성이 높은 구조다.

이번에 논란이 된 윤 일병 가해자들의 재판만 봐도, 사고 책임선상에 있는 28사단 부사단장(대령)이 심판관을 맡아 재판을 진행해 왔다. 가해자들에게 살인이 아닌 상해 치사 혐의를 적용해 '솜방망이' 기소한 것도 다름 아닌 28사단 소속 군 검찰이다. (☞관련 기사 : "군대가 사람 때리는 곳인가"…고개 숙인 선임병들)

법조인이 아닌 일반 군인이 재판장 역할을 하는 '심판관 제도'와 각급 부대 지휘관이 선고된 형량을 깎아줄 수 있는 '확인조치권(감경권)'을 개선해 이른바 '원님 재판'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정치민주, 군사법원법 손질…폭행 등 형사사건은 일반 법원이 맡도록

국회의 논의도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의원은 "현행 군사법 제도는 군내에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수사도 스스로 하고 재판도 스스로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7일 군사법원을 국방부 소속에서 사법부 내로 개편하는 내용의 군사법원법 개정안 등을 대표 발의했다. 군사재판을 일반 법관에게 맡겨 재판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역시 군사법원과 군 검찰의 소속을 각급 부대에서 국방부로 일원화하고, 군 판사와 군 검사의 인사 공정성을 확보해 군 사법 기관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 7개를 발의했다.

특히 개정안엔 군대 내에서 일어난 폭행, 절도 등 '군사범죄'와 상관없는 형사 사건을 일반 검찰과 법원이 맡을 수 있게 했다.

지난 17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 간사를 맡아 참여정부 당시 군 사법개혁을 추진했던 이 의원은 "군이라는 조직이 특수 사회다보니 사법체계가 일반원칙보다 군 지휘권 보장의 한 수단으로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부대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일들이 많은데, 검찰 내부 조직 및 재판의 공정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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