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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쓰레기 처리 방법은?

[주간 프레시안 뷰] 쓰레기 떠넘기는 사회

생산과 소비에만 신경을 쓰는 사회에서 묻혀 있는 이슈가 바로 '쓰레기' 또는 폐기물 문제입니다. 법률적으로는 폐기물이라는 용어를 쓰지만, 사실 '쓰레기'라는 용어가 더 익숙하기도 합니다.

국민 한 사람이 하루에 배출하는 생활쓰레기 양은 940.4그램(g)에 달합니다. 한 사람이 매일 1킬로그램(kg) 가까운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셈입니다. 종량제봉투 폐기물, 음식물류 폐기물, 재활용품이 각각 3분의 1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업장 폐기물의 양도 엄청납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에 배출된 전체 사업장 폐기물 발생량은 12만2064톤(t)에 달합니다.

▲ 환경미화원이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이 시점에서 한번 질문을 던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요? 그리고 산업체들이 버리는 쓰레기들은 어디로 갈까요?

이런 질문이 낯설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구매하는 물건은 누가 어디서 만들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지만, 정작 자신이 버리는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무관심한 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버려지는 쓰레기 중에서는 재활용되는 것도 있고 소각되는 것도 있고, 매립되는 것도 있습니다. 소각을 하는 소각장은 기피시설로 취급되어 왔습니다. 요즘에는 소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각과정에서 나오는 열을 이용하여 전기도 생산하고 난방도 공급합니다. 열병합 발전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소각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원칙입니다.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해당 지역에서 처리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면,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든 재활용을 하든 소각을 하든 해당 지역에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해당 지역에서 해결을 하지 않으면 다른 지역에 떠넘기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재활용도 안 되고, 소각도 안 하면, 결국 매립을 해야 하는데 자기 지역에서 매립을 하는 것은 다들 기피합니다. 그러면 다른 지역에 떠넘기겠다는 얘기밖에 안 됩니다.

서울시의 경우에는 4개의 소각장이 운영 중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상당한 양의 쓰레기를 인천에 있는 수도권매립지로 보냅니다.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도의 쓰레기 중에 상당한 양도 수도권 매립지로 갑니다.

수도권매립지는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매립지입니다. 1992년에 개장했습니다.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이 수용한계에 도달하면서 새로 건설한 것입니다. 서울, 경기, 인천의 폐기물 1만3400t이 매일 매립됩니다. 쓰레기의 양은 서울시가 가장 많고, 그다음이 경기·인천 순입니다.

쓰레기를 매립하면, 악취문제도 있고, 토양과 지하수 오염문제도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쓰레기를 실은 차량들이 매일 엄청나게 왕래하기 때문에 생활상 피해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주민들에게 지원을 한다고 하지만, 막상 쓰레기 매립지 옆에 산다고 생각을 해 보십시오. 아무도 그것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수도권매립지를 둘러싸고 서울, 경기, 인천 간에 계속 갈등이 있어 왔습니다. 갈등의 근본원인은 쓰레기를 만드는 지역(사람)과 쓰레기로 인해 피해를 입는 지역(사람)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최근 수도권 매립지 문제는 다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2016년이 되면 수도권 매립지의 사용기간이 종료되기 때문입니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이를 2044년까지 연장하고 싶어 하지만, 인천시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앞으로 이 문제는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도권 쓰레기 문제에 대해 자세하게 다룬 기사 하나를 아래에 붙입니다. <기호일보> 기사입니다.


한편에서는 수도권매립지 사용기간이 끝나면 대체매립지를 찾자는 얘기도 나옵니다. 최근에는 서해안 옹진군에 있는 섬 부근 바다를 매립해 대체매립지로 활용하자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막대한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큽니다.

이제는 스스로 만든 쓰레기는 스스로 해결한다라는 원칙을 세우고, 문제해결을 위해 사회적 공론화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편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는 곳들은 전국 곳곳에 있습니다. 충남 청양군에 있는 '강정리'라고 하는 마을 이야기는 제가 <한겨레21>을 통해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마을은 석면 광산이 있는 곳에 사업자가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을 허가받아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말이 중간처리업이지, 실제로는 폐기물을 산처럼 쌓아둔 상황입니다. 주민들은 석면 피해와 폐기물 피해라는 이중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업자는 한술 더 떠서 ‘폐기물 매립장’을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합니다. 지금은 중간처리업이라서 원칙적으로 최종매립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앞으로는 규모를 더 키워서 최종 매립까지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매립장에 들여오려는 쓰레기는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지금은 주민들의 반발로 매립장 허가신청은 반려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사업자가 행정소송을 제기해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시골 주민들은 그동안 받아온 피해만 하더라도 엄청난데, 새로 매립장까지 건설되면 마을 자체의 존립이 위협받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정의롭지 못합니다. 사업자들이 만들고 다른 지역 사람들이 만든 쓰레기 때문에 시골주민들이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합니다.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주간 프레시안 뷰>는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만의 차별화된 고급 칼럼지입니다. <프레시안 뷰>는 한 주간의 이슈를 정치/경제/남북관계·한반도/국제/생태 등 다섯 개 분야로 나눠 정리한 '주간 뉴스 일지'와 각 분야 전문 필진들의 칼럼을 담고 있습니다.


정치는 임경구 프레시안 정치 선임기자 및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번갈아 담당하며, 경제는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남북관계·한반도는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국제는 이승선 프레시안 국제 선임기자, 생태는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맡고 있습니다.

이 중 매주 한두 편의 칼럼을 공개하고자 합니다.

※ 창간 이후 조합원 및 후원회원 '프레시앙'만이 열람 가능했던 <주간 프레시안 뷰>는 앞으로 최신호를 제외한 각 호를 일반 독자도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주간 프레시안 뷰> 내려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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