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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원칙을 걸레로 만들면 누가 지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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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원칙을 걸레로 만들면 누가 지키나"

이명박측 "민심 확대반영하라며 탈당할 땐 언제고…"

경선 룰 논란을 두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치열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8일 "(이 전 시장 측의 주장은) 경기를 하다가 선수가 (룰을) 바꿔 달라, 마음에 안 든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경기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칙대로 하는 게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중재안? 흥정의 문제가 아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번 시기는 8월, 규모는 20만 명으로 한 것도 절차를 밟았고, 이 전 시장도 '당의 뜻에 따른다', '당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면서 "그럼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지 또 바꾸자고 해서 원칙을 완전히 너덜너덜한 걸레같이 만들어 놓으면 도대체 그것을 지킬 의무가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이 전 시장을 겨냥했다.

그는 또 "이렇게 자꾸 룰을 흔드는 것은 어떤 개인한테는 유리할지 몰라도 당으로서는 국민에게 굉장한 실망을 주는 것이다. 당에 대한 인식을 해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금주 내 제시할 것으로 알려진 경선 룰 중재안과 관련해 박 전 대표는 "중재안이라는 말 자체에 어폐가 있다"며 "이 문제는 정치적 흥정을 하고 타협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박 전 대표는 '당의 중재안이 아니라 강재섭 대표 개인의 입장으로만 보는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다"면서 "강 대표가 중심을 잡고 대의명분에 맞게 해 주시면 해결이 될 문제다. 멀리 당 앞을 내다보고 결단을 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이 전 시장 측과 박 전 대표 측의 안을 포함한 5가지 안을 갖고 전국위원회에서 표결로 결정하자는 김형오 원내대표의 전날 제안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는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겠다는 애당심의 발로일 테지만 잘못하면 기존에 힘들게 합의를 본 내용을 인정하지 않고 무력화시킬 수 있다"면서 "이는 지도부 생각은 아니라고 본다. 당이 원칙을 무너뜨리는 길로 가선 안 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그간 경선방식 논란과 관련해 "(대표 재임시절) 홍준표 의원을 중심으로 만든 혁신위 안이 당 대표에게 불리했지만 인정했고, 혁신위 안을 손질해야 한다는 당 내의 목소리가 높았을 때에도 이를 원안대로 통과시키는 등 양보를 했다"면서 "또 이번 논쟁에서도 현행 당헌당규대로 하자는 입장이었지만 한 번 더 양보를 해서 '8월-20만 명' 안이 확정된 것이다. 나는 세 번 양보했다"고도 했다.

이어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이 세 번 눈물을 흘려서는 안 되는 만큼 후보의 정책, 이념, 도덕성을 모두 검증해 본선 경쟁력이 있는 사람을 내 세워야 한다"며 "당 경선이 끝나면 이 정권이 어떤 공격을 할 것인지가 뻔한데 (이 전 시장의 태도는) 검증을 받기 싫다는 것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후보검증론'에 다시 불을 지피기도 했다.

그는 특히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며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분당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검증작업을 수행해 나갈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예를 들어 국가보안법을 갖고 (여당과) 싸울 때 '왜 싸우느냐'고들 했다. 그러면 우리가 '알았습니다. 보안법을 폐지하겠습니다'고 했다면 싸움은 없었겠지만 그런 평화에 의미가 있느냐"고 비유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명박 측 "아전인수의 극치…정치의 ABC도 모르나"

한편 이날 오전 이명박 전 시장 캠프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2002년 민심의 확대·반영을 요구하다가 탈당까지 한 분이 왜 민심의 확대를 두려워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당시 한국미래연합을 만들어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박 전 대표의 과거를 들췄다.

이 전 시장 측은 "또 박 전 대표가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마저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 선수가 심판까지 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전 시장 측은 특히 박 전 대표의 "세 번 양보했다"는 발언에 대해 "의원들의 총의와 합의를 통해 얻어진 결론을 양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전인수의 극치이자 정치의 ABC도 모르는 사고"라면서 "본인이 모든 안을 거부하거나 반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으나 그것을 하지 않은 것을 양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대단히 비민주적이다"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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