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양대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간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경선 룰' 논란과 관련해 강재섭 당 대표가 자신의 중재안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는 '더이상 경선 룰 변경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지도부 총 사퇴' 요구가 터져나왔던 지난 4.25 재보선 직후에 버금가는 제2차 당 분열 위기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강재섭 "금주 중 나올 나의 중재안이 최종"
강재섭 당 대표는 6일 "금주 중 중재안을 제시하려고 생각한다"며 "일단 중재안을 제시한 후에는 대표로서 강하게 밀고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중재안을 두 주자측이 거부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지도부가 그만둬야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각에서 '중재안 거부 시 내가 사퇴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사실과 다르며 잘못된 것"이라고 중도사퇴설을 부정했다.
강 대표는 "양 주자측이 중재안을 거부하면 그때는 하느님이나 부처님 밖에 이 문제를 해결(중재)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당으로서는 끝까지 밀고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거듭 자신의 의지를 강조했다.
이는 양 캠프의 중재안을 거부하더라도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관련 당헌ㆍ당규를 개정하는 등 중재안을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내가 고민해서 일단 중재안을 내면 그것은 최종적인 것이며 더 이상 수정할 수도 없을 것"이라며 "중재안은 대법원의 마지막 선고와 같은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재안은 오는 10일쯤 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경선 룰, 나는 세번이나 양보"
그러나 강 대표의 '강공 드라이브'는 사실상 중재안 작성 자체를 '이미 합의된 경선 룰'에 손을 댄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박 전 대표는 6일 출입기자들과 청계산을 오른 자리에서 강재섭 대표가 조만간 내놓을 예정인 경선방식 중재안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일단은 들어보겠다. 그러나 큰 틀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경선 룰 논란의 시작은 당 혁신안으로 그때부터 '8월 20만 명' 안이 확정될 때까지 내가 세 번이나 양보했다"며 "이렇게까지 됐으면 공당이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전 시장 측은 자신의 사무실인 종로구 견지동 안국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의 화합을 위해 (박 전 대표의 말에) 일일이 대꾸하지 않겠다"면서도 중재안과 관련해선 "강 대표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중재안을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러한 양 진영의 첨예한 입장 차이로 인해 금주 중 강 대표가 중재안을 제시한 뒤 한 주자가 중재안의 불공정성을 들어 지도부의 신임을 물을 경우 지난 4.25 재보선 참패 이후 '지도부 총사퇴론'에 버금가는 또다른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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