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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명박 신경전 재개, "이러다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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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명박 신경전 재개, "이러다간…"

李측 "적인지 아군인지" vs 朴측 "당 분란만 키워"

지도부 총사퇴론, 당 해체론 등 4.25 재보선 참패에 따른 한나라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간의 신경전이 재개됐다.
  
  이 전 시장은 일단 '조용한 수습'을 당부하고는 있지만 캠프의 핵심 의원들은 강 대표가 30일께 발표한 '쇄신안'의 내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쇄신안의 내용이 불충분할 경우 여차하면 전면전도 불사할 수 있다는 태세다. 경선룰 논란을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미 제기된 상태다.
  
  반면 박 전 대표는 대표 사퇴 등의 극단적 방안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하는 한편 윤리기능의 강화 등의 보완책을 제시하며 '강재섭 체제'에 힘을 실었다.
  
  李 "누구를 탓하고 원망하지 않아야…"
  
  이명박 전 시장은 29일 충남 예산 충의사에서 열린 매헌 윤봉길 의사 의거 75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윤봉길 의사는 자신을 바쳐 대의를 구했고, 어려운 일에 스스로 나서 행하되 누구를 탓하고 원망하지 않았다"면서 "국정의 혼란과 갈등으로 얼룩진 오늘의 세태를 보면서 윤 의사께서 보여주신 나라사랑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전 재보선 참패의 책임 당사자로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했던 이 전 시장을 지목했던 일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발언이다.
  
  이 전 시장은 또한 기자들과 만나 재보선 이후 들썩이고 있는 당 내의 상황과 관련해 "당이 복잡할수록 더 조용하게,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혼란 없는 수습'을 강조한 발언이지만 이 전 시장은 '이재오 최고위원이 사퇴하면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에 질문에는 "그 분(이 최고위원)의 뜻은 내가 잘 모른다. 당을 잘 수습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또 '당 쇄신안에 어떤 내용이 포함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당에 계신 분들이 판단할 문제"라고만 답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시장 측의 진수희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강재섭 대표의 사퇴 여부보다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쇄신안이 나올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강 대표가 쇄신안의 한 축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윤리기능 및 감찰기구의 확대·강화 등의 방안에 대해선 "그것들은 이미 '참정치운동본부'를 구성할 때부터 하던 이야기가 아니냐"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이명박 캠프 내에선 '쇄신안'에 상대방을 대상으로 한 '네거티브 캠페인'을 금지하는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검증공세를 사전 차단하자는 의도다.
  
  이 전 시장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선 최근 '한반도 대운하 공약' 등을 두고 이 전 시장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박 전 대표 측의 유승민, 이혜훈 의원에 대해 "두 의원은 정치의 금도를 넘어 마치 상대당 후보와 사생결단 싸움을 하는 것처럼 독설을 내뿜고 있다"면서 "적인지 아군인지 피아의 구분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반격하기도 했다.
  
  朴 "지금은 새로운 구호가 필요한 게 아냐"
  
  반면 울산을 방문하고 있는 박 전 대표는 같은 날 '울산비전포럼' 특강에서 "지금 한나라당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구호나 다짐보다는 이미 부패를 척결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한 것들을 단호하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당 내에서 반(反)박, 비(非)박 진영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강재섭 대표 사퇴론' 등을 일축하는 동시에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등 기존의 합의를 뛰어넘는 새로운 대책의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것.
  
  박 전 대표는 "그 동안 한나라당은 과거의 부패를 씻어내고, 깨끗한 정치를 열어가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이처럼 뼈를 깎는 노력을 했을 때 우리 국민은 한나라당을 다시 믿어주셨고 지지를 보내주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보면서 민심이 무섭고 이제 우리 정치에서 부패는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한나라당은 절대 옛날로 돌아가서도 안 되고, 이걸로 흔들려서도 안 된다. 지금 우리 국민은 한나라당이 어떻게 하는지 부패를 확실히 척결할 의지가 있는지를 보고 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 측의 최경환 의원도 "그 동안 당에 혁신안이 많지 않았느냐. 중요한 것은 부패를 끊겠다는 실천의지"라면서 "이 전 시장 측에서 당 쇄신을 빌미로 오픈 프라이머리 등을 포함시키려는 것 같은데 이는 오히려 당의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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