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25 재보선의 후폭풍에 휘말린 가운데 수습책 마련을 위해 장고에 들어간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자신을 향해 제기된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29일 "강 대표는 지금 당장 사퇴하는 것이 책임 지는 모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사퇴보다는 어떻게 하는 것이 대표 입장에서 책임을 지는 모습인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거는 이길 때도 질 때도 있는 법"
나 대변인은 "일각에서 재신임 절차를 거론하는데 재신임은 당헌당규에도 없고 강 대표의 생각도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정치적 재신임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 대변인은 "강 대표가 빠르면 30일 중 기자회견을 하고 당 쇄신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여 쇄신안 수용 여부와 강 대표에 대한 '정치적 재신임'이 연동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 대표 본인도 전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지금부터 대선후보 경선 등 일이 시작된다. 1만 명이나 넘는 당원들이 나를 대표로 뽑아주었는데 무책임하게 그만 둘 수는 없다"고 밝혔다.
'현지도부 체제의 유지→강력한 쇄신안 마련'으로 가닥을 잡은 셈이지만 강창희, 전여옥 최고위원의 사의 표명은 물론이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의 이재오 최고위원도 지도부 사퇴 가능성을 시사하며 강 대표를 압박한 상태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강 대표는 "당 수습의 큰 방향은 최고위원단을 현행대로 유지하면서 책임 있게 당을 이끌어가겠다는 것이다. 나는 최선을 다해 책임 있게 당을 추스를 생각"이라며 "사퇴한 강창희, 전여옥 최고위원을 상대로 (지도부 복귀를) 설득할 것"이라고도 했다.
강 대표는 특히 "의원들도 대안 없이 목소리만 내면 마치 개혁적이고 신선한 것처럼 생각하는 데 그러면 안 된다"고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은 무리다. 최고위원을 다시 선출하려면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하는데 이게 가능하겠느냐"면서 "비상대책위원회의 경우 당헌당규에 근거도 없고 누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도 모르는데 그것을 논의하다가 당 분란만 심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선거야 이길 때도 질 때도 있는 것이다. 질 때는 반성하고 다시 가다듬고 나가면 되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선거에 질 때마다 비대기구를 구성했지만 잘된 것이 있느냐"고 덧붙였다.
결국 강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은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이번 재보선 대전지역 패배의 책임자로 지목하며 '지도부 사퇴 불가론'을 주장한 것과 궤를 같이해 대선주자 간의 전면전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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