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참패로 끝난 4.25 재보선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도가 큰 폭으로 하락해 30%대로 주저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율은 소폭 하락에 그쳤다.
이틀 만에 6.1%P 하락
27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정기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정당 지지도는 39.9%로 지난달 15일에 비해 무려 8.5%포인트가 빠졌다. 한나라당의 정당지지도가 30%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열린우리당은 9.0%, 민주노동당은 8.0%를 기록했고,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 국민중심당이 각각 5.8%, 1.4%, 1.1%로 그 뒤를 이었다. 부동층은 34.8%로 6.5%포인트가 늘었다.
연구소의 한귀영 실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재보선 효과가 한나라당의 지지도 하락의 원인"이라면서 "지금까지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있었던 국민들의 '정치불신' 정서가 이번 재보선에서는 한나라당으로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 실장은 "여기에 공천비리 등 각종 문제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발표했던 수치는 아니지만 재보선 하루 전날인 24일 같은 모델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정당지지도는 46%였다. 즉 이틀 만에 6.1%가 빠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李-朴 '소폭하락'…"누적된 불신 표출될 가능성도"
그러나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대선주자 지지도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시장은 45.4%, 박 전 대표가 23.4%였다. 지난 조사에 비해 각각 2.6%포인트, 1.4%포인트 하락한 결과다.
손학규 전 경기도시사는 4.4%,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3.6%를 기록했고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한명숙 전 총리가 각각 2.8%, 2.2%, 1.1%로 그 뒤를 이었다.
한나라당 참패에 가장 책임이 큰 주체를 묻는 질문에는 "출마 후보자 본인"이라는 응답이 28.7%, "강재섭 대표 등 당 지도부"라는 응답이 28.4%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대표의 책임이라는 응답은 10.1%, 이 전 시장이라는 응답은 10.0%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한 실장은 "흥미롭게도 한나라당의 지지도 추락이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라는 한나라당의 대선주자들의 지지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서 "국민들은 두 대선주자와 한나라당을 분리해 사고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실장은 "당장은 이번 재보선 효과가 두 후보의 지지도에 표면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누적되고 있다고 본다"면서 "검증국면 등 앞으로 경선과정에서 특정한 계기가 주어질 경우에는 누적된 국민의 불신이 두 후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지도부 총사퇴론'에 대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결과에 책임져야 하므로 찬성한다(32.2%)"는 의견보다 "당 수습이 우선이므로 반대한다(56.7%)"는 견해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국의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4.25 재보선 직후인 26일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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