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9일차 문성현 대표, 농성장에서 생일 맞아
문 대표는 단식농성으로 체중이 7㎏가량 준 상태.
문 대표는 이날 김선동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직자들과 문 대표의 가족들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평소에도 생일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는데 뜻밖에 한미 FTA 저지 농성 중에 생일을 맞았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국익과 민생을 생각한다면 한미 FTA를 지금이라도 중단하라. 인간적으로 각별히 당부드린다는 말로 생일을 맞은 소회를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농성장을 찾은 문 대표의 딸 지현(14세) 양은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를 낭독하면서 "생신날 맛있는 것도 못 드시고, 갈 때마다 더 수척해 지셔서 마음이 아파요. 빨리 한미 FTA가 중단돼서 몸이 다 회복되면 그 때라도 맛있는 것 많이 드세요"라고 말했다. 지현 양은 특히 자신이 직접 그린 한미 FTA 반대 그림을 문 대표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문 대표의 부인 이혜자 씨는 머리빗을 선물했다. 문 대표가 단식 중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이를 걱정해 챙겨준 선물이라고 한다. 이날 오후에는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문 대표를 방문하기도 했다.
권영길 "'졸속협상'이 '졸속비준'으로"
한편 권영길 의원단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는 30일 FTA 협상이 마무리될 것 같다"면서 "FTA 국정조사 실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졸속협상'이 '졸속비준'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해지고 있다"면서 "각 당은 국정조사에 응해야 하고, 응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또 "만일 국정조사가 여의치 않으면 상임위 청문회도 시급히 개최할 수 있다고 본다. 농해수위나 통외통위는 당장이라도 청문회를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법에 따라 국정조사는 국회의원 4분의 1이상의 발의와 본회의 과반수 찬성, 상임위 청문회는 상임위원 과반수의 요구가 있으면 열 수 있다.
권 의원은 "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비준동의안을 처리해야 할 통외통위는 실제 준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고, 정부가 보고한 협상내용은 언론에 보도된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면서 "지금의 상태라면 국회는 협상 내용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비준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노회찬 "김근태, 정동영, 천정배…국정조사 동참하라"
노회찬 의원도 이날 "쟁점에 대한 고위급 담판을 중단하고 국민의 대변자인 국회의 '한미 FTA 국정조사'가 먼저 열려야 한다"면서 "그 국정조사 결과를 갖고 한미 FTA 협상 중단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 의원은 한미 FTA 반대 입장을 밝혀 온 정동영,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에게 "한미 FTA 국정조사 공동발의에 적극 동참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다수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한미 FTA를 행정부가 혼자서 체결하는 것, 그 체결과정과 체결될 협상내용이 사전에 국회의 충분한 심의를 받지 못한 채 국회가 수정동의도 할 수 없는 비준안을 찬반투표로 처리하는 것은 대의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독재자의 위헌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국회 한미 FTA 특위 해체하라"
심상정 의원도 성명을 통해 "국회는 지난 7월 한미 FTA 특위를 구성한 이래 19차 회의까지 진행해 왔지만 이는 국민의 비난 여론 때문에 마지못해 면피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국회 특위는 정부의 졸속추진과 불균형 협상의 면죄부만 주는 공모자로 전락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이제 국회는 한미 FTA특위를 즉각 해체하고 국정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면서 "국정조사위원회의 활동결과를 바탕으로 국민투표를 실시해 FTA 체결에 대한 국민의 뜻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한미 FTA 협상 졸속 타결에 크게 불안해하고 있고 국론이 분열되어 있는 상황에서 국회의 직무유기가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될 것"이라며 "시간이 없다. 한미 FTA 졸속 타결을 저지하기 위한 각 정당과 정치지도자들의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