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지사에 대한 한나라당의 '배신자 낙인찍기'가 시작됐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20일 오전에 열린 국회대책회의에서 "당을 떠나는 사람이 남아 있는 사람의 등에 칼을 찌르는 발언이 나온 데 대해 비통한 심정"이라면서 "손 전 지사는 누가 잔당이고 누가 잔재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전격적으로 탈당을 선언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탈당선언문에서 "지금의 한나라당은 군정의 잔당들과 개발독재 시대의 잔재들이 버젓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책임 있는 자세 아냐"…"오로지 대권욕심"
김 원내대표는 "손 전 지사의 기자회견은 나를 비롯한 당직자, 이 당을 지켜 온 당원과 동지들에게 충격이었다"면서 "설명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설명이 안 되는 부분도 있다. 명분도, 납득할 만한 이유도 없는 분열은 책임 있는 정치가의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한 "기다렸다는 듯 범여권의 지도부라는 사람들이 보인 환영하는 태도야말로 구시대 공작정치로의 회귀를 뜻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국민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강조했다.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 어제 손 전 지사는 탈당을 했고 천정배 의원과 같은 논조로 짜 맞추듯 14년 간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비난했다"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은 손 전 지사의 탈당 기자회견 직후 "손 전 지사의 탈당으로 한나라당은 3공, 5공 잔재세력으로 구성돼 변화를 거부하는 낡은 정당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야당후보 빼내기를 통해 국민을 현혹하겠다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공작정치가 현실화 되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면서 "오로지 대권의 욕심만을 위해 정치도의를 저버리는 사람에게 하늘은 결코 대권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도 "그 동안 한나라당에 있으면서 그런 줄 모르고 여태 있었는지, (한나라당이) 순백의 상태인 줄 알고 있었다는 것인지 (손 전 지사는) 나가면서 말을 너무 험하게 했다. 친정에 하는 말 치고는 심하다"고 말했다.
유기준 대변인은 "손 전 지사는 먼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가고 말았다"면서 "상황이 불리하면 탈당하는 것이야말로 낡은 정치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유 대변인은 "손 전 지사가 수구정당, 군정의 잔당 운운한 것은 14년 간 먹던 우물물에 침을 뱉은 것"이라면서 "역대 탈당사례 중 선공한 사례가 없듯 손 전 지사의 탈당도 결국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믿기 어려운 일이 있어났다. 한 명의 기수가 떠난다고 그 부대가 다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부대는 계속 전진할 것"이라면서 "아직 탈당계를 내지 않았으니 본인을 위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라"고 '복귀'를 종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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