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서울시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어온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14일 귀국하면서 출마를 공식화 했다.
이날 미국에서 귀국한 김 전 총리는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출발은 늦었지만 역전 굿바이 히트(끝내기 안타)를 치겠다"며 경선 승리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서울시민과 당원의 심판을 받아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본선에 나갈 때 서울시장 자리를 찾아올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갖고 제가 나서기로 했다"며 "그동안 제가 국정 운영의 다양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서울시민과 당원들께 잘 설명하면 (다른 후보들을) 순식간에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달 정도면 여러 변화된 상황을 여러분도 보게 될 것"이라고 거듭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이 친박계의 집중 지원을 받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전혀 동의하지 못한다"며 "당에서 경선에 참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결정한 것이지, 흔히 말하는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에 의존해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어 "'박심'이 있다 하더라도 당에는 여러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어서 그것에 의지해선 결코 승리를 쟁취할 수 없다"며 "경선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원순, 시민운동 연장선에서 시정…전임 시장 정책 무시해 유감"
현역 시장이자 상대 진영의 가장 큰 경쟁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선 "서울시 미래보다는 현재 문제 해결에 급급하다"고 평했다.
김 전 총리는 "박원순 시장은 소통을 중시하고 현장을 중시하는 시정을 펼쳐왔고, 그것이 대단히 훌륭한 점"이라면서도 "그러나 한편으론 그 분이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서울시 행정을 시민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또 "지금 시대에 중요한것은 통합"이라며 "(박 시장이) 중앙 정부와 갈등하기도 하고 시민들 전체를 아우르는 행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박 시장이) 전임 시장들의 공적과 정책을 너무 폄하·무시하고, 낭비시키는 사례도 있지 않았나 싶고, 그 점은 유감"이라며 "박 시장도 그 점에 대해선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몽준 평 묻는 질문에 "꼭 부러운 건 아니지만 돈 많아"
김 전 총리는 당내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정몽준 의원에 대해선 "꼭 부러운 것은 아니지만 돈도 많으시다"며 운을 똈다.
그는 "(정 의원이) 대단히 매력적이고 인물도 좋다"면서도 "그렇지만 과연 그 분이 저하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어떤 정책과 비전을 가지고 경쟁할지 궁금하다"며 '컨텐츠'를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적어도 다양한 국정 경험과 행정 경험을 쌓은 저와 겨뤘을 때 시민들과 당원들이 평가하고 판단하지 않겠느냐"며 "아름답고 치열한 경선을 통해 누가 되든지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밑거름을 쌓는 경선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권역별 경선 방식에 대해선 "아직 정확한 내용을 모르겠지만 당에서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정해진 룰은 100%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복지에 있어선 따뜻하고, 질서가 바로서는 서울 만들 것"
김 전 총리는 서울시장 출마 배경을 묻는 질문엔 "주위의 많은 분들이 제 경험과 경륜을 서울시의 발전을 위해 한 번 멋지게 행정을 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갈등 구조를 해소하고 통합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어떠냐는 권고가 있어서 제가 다시 마음을 정해 마지막 봉사를 해보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핵심 정책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시민의 일상 생활이 안전하고 편리해야 한다"며 "복지에 있어서 따뜻한 서울을 만들고, 질서가 바로서는 서울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자리를 창출하고 동북아 허브 도시로서 국제 경쟁력을 가지고 세계와 경쟁하는 서울을 만들어겠다는 생각 하에 모든 정책을 계발하고 이끌어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이날 김 전 총리의 귀국으로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은 김 전 총리와 정몽준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의 '3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달간 미국 버클리대학교에 머물렀던 김 전 총리는 15일 여의도 새누리당사를 방문해 입당과 함께 공천 신청 서류를 접수하고, 16일엔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