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9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논란과 관련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해산과 재구성을 요구하며 여야 양당을 '기득권 세력'이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정개특위는 국민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기득권 정치세력의 이익만을 대변하려 하고 있기에 국민 입장에선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정개특위 해산과 전면 재구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 후보 중 한 사람으로서 참담함을 느낀다"라며 "국민들이 왜 정치를 불신하는지 명확하게 알았다. '정치가 이럴 수도 있구나'라는 놀라움이 생긴다"고 비판했다. "낡은 정치 행태를 보면서 새 정치의 의지를 더욱 굳게 다지게 된다"고도 했다.
이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가 지난 대선 당시 여야의 공통 공약이었음을 상기시키며 "상식적이라면 이제 폐지가 결정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유력 대선주자들의 공통적인 공약이 무력화되고 있다. 특히 집권당이 된 새누리당의 입장 번복은 자기 부정이고 정치의 훼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한 약속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헌신짝처럼 버리는 행위는 전형적인 사익 추구 정치"라며 "사익 추구 정치의 기저엔 국민을 깔보고 통치의 대상으로 보는 권위주의적 낡은 잔재와 사고가 자리잡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또 '대선 공약 무력화'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약속과 신뢰의 정치와 지금 새누리당이 취하는 입장과 태도는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안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정개특위 해산을 주장한 배경에 대해 "지금 현재 정개특위에서 나오고 있는 여러 이야기들이 본질과 맞지 않는다"라며 "기초선거 공천 문제를 제외한 다른 분야 논의들이 이뤄지고 있고,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어떻게 하면 선거에서 자신이 속해 있는 당의 이익과 결부되는지 신경을 쓴다면 (정개특위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최근 여야가 공감대를 이룬 7월 국회의원 재보선 일정 변경 문제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안 의원 측은 7월 재보선 일정 변경 주장을 "당리당략적 판단에 의한 눈속임"이라고 반대했었다.
특히 안 의원은 새누리당에 대해 "집권당의 생각대로 그대로 흘러가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정말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국민과의 약속인데, 백주대낮에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도 아무 사과나 입장 표명이 없는 상황을 그대로 좌시할 수 없다"고 결기를 드러냈다. "국민들께서 이러한 부분은 판단해서 선거에서 심판하리라고 본다"고도 강조했다.
안 의원이 이처럼 정치개혁 문제와 관련해 '정개특위 해산'이란 강도 높은 제안을 한 것은 신당 창당을 앞두고 기성 정치권과 거리를 두면서 차별을 시도하는 동시에 존재감이 미미해진 '새 정치'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구체적인 창당 일정에 대해선 "설 전에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답변을 유보했다.
민주 "환영", 새누리 "어불성설" 비판
안 의원의 이 같은 입장 발표에 대해 여야 양당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있는 민주당은 안 의원의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주장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광온 대변인은 "민주당은 제도의 장단점을 떠나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고,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는 것을 피하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따르라는 안 의원의 주장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민주당과 뜻을 같이 하는 모든 국민과 모든 세력의 힘을 모아 반드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관철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본뜻을 왜곡한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유일호 대변인은 "기초의회 선거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새누리당의 노력을 정치 훼손으로 몰고 가는 것은 우리의 본뜻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사명감을 갖고 원칙에 입각해 활동 중인 정개특위 위원들을 비난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안철수 의원은 정개특위를 비난하기 전에 본인이 주장하는 새정치의 본질을 밝혀야 한다"고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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