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선물거래소의 생명보험사 상장자문위원회(위원장 나동민)가 최근 영국의 보험계리회사인 틸링하우스가 작성한 용역연구 보고서를 근거로 유배당 보험상품의 과거 계약자 배당이 적정했다고 다시금 강조하고 나선 데 대해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등 시민단체들이 반박하고 나섰다.
경제개혁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경실련), 참여연대는 19일 공동 논평을 내고 "틸링하스트의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자문위의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생명보험사들로부터) 독립적인 자문위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상장자문위의 나동민 위원장은 지난 12일 한국보험학회와 리스크관리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생명보험 정책 세미나'에서 "틸링하스트의 용역연구에서 자문위의 분석이 타당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자문위는 이미 지난 7월께 유배당 상품의 과거 계약자 배당이 적정했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그 분석의 타당성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자 틸링하스트에 용역연구를 의뢰해 검증을 받았다.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틸링하스트의 보고서에 대해 "상장자문위가 제공한 정보에만 의존해 분석방법의 정합성을 지극히 일반적인 기준 하에 검토한 것일 뿐이지 새로운 자료와 실증분석을 통해 독자적인 검증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이는 학술지의 편집위원이 학술논문의 게재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 별도로 논문 저자의 실험을 되풀이 하지 않은 채 논문 저자가 제시한 자료와 실험결과가 진실임을 가정하고 실험결과와 논문의 주장 사이의 관계의 타당성만을 검토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틸링하스트의 보고서는 '판단의 근거와 한계(Reliances and Limitations)'라는 별도의 장에서 "독립적인 검증절차 없이 이 정보가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완결성(Completeness)과 정확성(Accuracy)의 조건을 충족하고 있으리라는 가정에 근거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지난 7월 상장자문위가 내놓은 결론을 놓고 타당성 논란이 일어난 데 이어 상장자문위가 이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새로이 내놓은 용역보고서마저 타당성 논란에 휩싸임에 따라 생보사 상장 문제에 대한 시민단체와 상장자문위 간 대치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한편 상장자문위는 내년 초까지 생보사 상장 방안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작성해 증권선물거래소에 넘길 계획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상장자문위의 결론에 대한 의구심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 생보사 상장 문제에 관한 논란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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