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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총장님은 가장…그림자도 못 밟아"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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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총장님은 가장…그림자도 못 밟아" 발언 논란

청소 노동자들, 중앙대 인권·표현의 자유 침해로 인권위에 진정

중앙대학교 청소 노동자들이 중앙대 이용구 총장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 중앙대가 청소 용역업체와 맺은 도급 계약서에 청소 노동자 콧노래·잡담·소파에서의 휴식 금지 등을 담은 인권 침해적 요소가 있다는 것이 밝혀진 데 따른 일이다.

이와 함께 중앙대 학생들이 꾸린 '의혈 안녕하십니까' 모임도 학교가 학생들이 부착한 70여 개 대자보를 일괄 철거함으로써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동 기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이하 서경지부)와 '의혈 안녕하십니까'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소 사실을 알렸다.

전날 공개된 중앙대와 청소 용역업체 티엔에스개발(주)이 체결한 2013년 미화관리 도급 계약서와 시방서에는 근로기준법과 파견법, 노조법을 위반하는 다수 항목과 함께,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하는 독소 조항들도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 기사 보기 : 중앙대, '콧노래·잡담 금지'…"불법 투성이 계약서")

이에 대해 중앙대는 8일 "청소 업무 대행과 관련한 계약서 내용은 청소 용역을 계약할 때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문안"이라며 "학교에서 제공한 휴게 공간을 이용하라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청소 노동자 임금을 시간당 5100원에서 5700원으로 11% 올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앙대 청소 노동자 시급은 노조가 결성되며 돌연 높게 책정 돼, 노조에서는 저임금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 조치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10여 개 대학의 청소 노동자들이 가입한 서경지부 한혁 조직부장은 "수많은 청소 용역 계약서를 봤지만, 이렇게 악랄한 계약서는 처음 본다"며 "콧노래 금지까지 '일반적인 내용'이라고 강변하다니 뻔뻔하다"고 말했다.

▲ 중앙대가 철거한 학생들의 대자보들 일부와 중앙대의 대자보 철거 조치를 비판한 풍자물들. ⓒ프레시안

청소 노동자들과 학생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앙대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청소 노동자 파업이나 학생들의 대자보가 아니라 법의 맹점을 악용해 사용자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중앙대의 궤변이다"라며 "중앙대는 근로 계약 관계라는 허울 좋은 핑계 뒤에 숨어 소송과 고소·고발, 대자보 철거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자세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라고 비판했다.

인권위에 진정이 접수되면, 일주일가량 시간을 두고 해당 사건이 인권위 조사 대상인지를 검토한다. 이후 조사 요건이 된다고 판단되면 인권위 침해조사과에 사건이 배당되고 조사관이 지정된다.

9일로 근로조건 개선과 고용 안정을 요구하는 중앙대 청소 노동자들의 파업은 25일째로 접어들었다.

중앙대 홍보실장 "총장님은 그림자도 밟을 수 없는 가장"
"청소 노동자는 그럼 그 가족의 하인인가요?"

중앙대 이용구 총장이 밝힌 청소 노동자 간접 고용에 대한 입장에 학생들이 반발하자, 학교 홍보실장이 총장을 '가장'에 비유하며 "(학생들의 비아냥은 가장의) 품위를 떨어뜨린다"고 밝혀 논란이다.

이 총장은 8일 "학교는 복지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분의 등록금에서 나오는 재정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집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며 "청소원 직종은 완전 경쟁을 통한 고용, 즉 용역업체에 대한 상호 경쟁입찰을 통해 최소의 비용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학교가 직접 고용 형태로 운영한다면, 업체 간 경쟁이 사라짐에 따라 학교는 매번 노사 협의를 통해 임금을 인상하여야 함은 물론이고 (중략) 협의가 결렬되었을 때는 항상 이번 사태와 같은 농성과 파업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해 최근 비슷한 발언으로 사회적 비난을 받았던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과 피차일반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 관련 기사 보기 : 김태흠 의원 한마디에 국회 청소노동자 '통곡')

이 총장의 이와 같은 입장이 중앙대 온라인 커뮤니티 '중앙인'에 올라오자 일부 학생들은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떠오른다", "설마 총장님까지 아웃소싱하진 않겠죠" 등의 댓글을 달았다.

중앙대 홍보실장(닉네임 솔바람)은 이러한 댓글에 댓글을 달고 "학내 사안에 대해 총장님께서 이렇게 직접 나서서 설명해주시는 대학이 얼마나 되겠나"라며 "집안의 가장이 설사 자신과 다른 언행을 했다고 해서 비아냥거리고 품위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까. 적어도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가족이라면 안타깝고 화가 난다 하더라도 그럴 수는 없는 일이지요"라고 했다.

홍보실장은 이어 "아시겠습니다만, 저도 홍보실장 이전에 여러분의 선배입니다. 까마득한 옛날에 민주화를 위해 최루탄과 싸워가며 피를 본 동기도 많았습니다만 대학의 총장님과 교수님들에 대해서는 그림자도 못 밟는다는 생각을 가졌었습니다"라고 썼다.

그는 "아무리 세월이 변했다 해도 여러분처럼 대학의 총장님을 희화화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라며 "글을 수정하거나 삭제해주실 것을 여러분의 선배로서 간절하게 호소합니다"라고 했다.

총장을 '가장'으로, 사회적 문제로 치닫고 있는 간접 고용을 정당화한 총장을 희화한 학생을 '비정상적 가족 일원'으로 비유한 이 글엔 "홍보실장님, 인사 고과 시즌이세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서경지부 김세현 조직차장은 "총장을 '가장'에 학교를 '가족'에 무작정 비유한 것은 전형적인 전근대적 발상"이라며 "만약 중앙대가 이용구 총장을 가장으로 한 가족이라면, 청소 노동자들은 그 가족 구성원 어디에 포함되는 것이냐. '하인'인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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