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무효" vs "표결처리"
이군현, 공성진 의원 등 20여 명은 14일 국회 대정부 질문이 끝난 오후 6시10분쯤 의장석을 점거하고 "헌법파괴 전효숙 헌재소장 원천무효"라는 구호가 인쇄된 플랜카드를 내걸었다.
열린우리당 서갑원 의원이 이에 항의하며 플랜카드를 뜯어내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에 격렬히 항의해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전효숙 사태'에 대한 향후 처리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으나, 이미 "철야농성에 대비하라"는 지시가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길 원내대표를 포함한 30여 명의 우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의 의장석 점거에 항의했으며, 노웅래 공보부대표는 "여소야대 국회인데도 한나라당은 왜 법 절차에 따라 당당히 표결처리 하는 것을 두려워 하느냐"고 비난했다.
노 부대표는 "한나라당의 본회의장 의장석 점거는 명백한 불법이다. 한나라당의 입맛에 안 맞으면 표결 자체를 반대해도 되느냐"면서 "이러한 불법에 단호히 대응해 헌재소장 인준안 처리를 당당히 표결할 것"이라고 일전 불사의 의지를 다졌다.
우리당, 표 대결도 자신 못해
일단 한나라당이 점거를 풀지 않는 이상 15일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전망은 매우 어둡다. 또한 한나라당이 태도를 바꿔 표결에 임한다고 해도 우리당이 무난한 통과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캐스팅 보트를 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입장에 따라 향배가 갈리기 때문이다.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전효숙 후보가 헌법의 가치와 권위를 지킬 수 있을지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 인준안 반대투표를 당론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15일 의총을 다시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침이지만 현재로선 찬성론으로 기운 상황이다.
국회의원 전원(현재 297명)이 투표에 참여하고 각 정파별로 이탈표가 없다는 전제 하에 우리당(139석)과 민노당(9석), 무소속인 임채정 국회의장까지 찬성표를 던지면 간신히 인준요건인 과반수(149표)를 채워 턱걸이가 된다.
그러나 여당과 민노당 내에서 이탈표가 나올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한나라당(127석)과 민주당(12석)이 반대표를 던지고, 여기에 국민중심당(5석)과 무소속(임채정 의장 제외한 4석)까지 가세하면 148표다. 현재 우리당 내에선 전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기류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