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는 7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비정규직 관련법을 처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노동당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비정규직 법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우리당이 15일 본회의 처리를 예고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영길 민노당 의원단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느닷없이 비정규법안이 법사위에서 처리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한나라당이 법안 상정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며, 민노당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격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그다지 중요도가 없는 비정규법을 갑자기 상정한 배경에 모종의 의도가 있다는 뜻이다.
민노당은 한나라당이 비정규직 법안을 지렛대 삼아 전효숙 헌재소장 임명동의안 처리를 막기 위한 노림수로 보고 있다. 비정규직 법안은 열린우리당은 '시급한 처리'를, 민노당은 '절대 반대' 입장을 밝힌 법안. 한나라당은 양측의 싸움을 붙이면 오는 15일 열린우리당이 처리를 벼르고 있는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에 민노당의 비협조로 이어질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어차피 비정규직법 처리도 열린우리당이 주도하는 모양새가 될 수밖에 없어 민노당의 반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민노당은 최근 한반도 문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노당 사이에 그어진 전선을 우리당과 민노당의 대립으로 변환시키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의 의도를 정확히 알면서도 민노당은 일단 비정규직 관련법 처리 시 전효숙 임명동의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영순 공보부대표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하려는 비정규직 법안은 2년마다 노동자를 강제 해직시키는 개악안"이라며 "법안이 강행 처리된다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어떠한 법안 처리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어이없는 것은 뻔히 보이는 한나라당의 전술에 열린우리당이 놀아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전효숙 씨는 헌재소장은커녕 변호사 개업을 준비해야 할 것이고, 여당의 오픈 프라이머리는 오픈도 하기 전에 플라이 아웃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노당은 일단 이같은 뜻을 우리당에 전달하고 비정규법안 처리 유보를 설득할 방침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물리적 저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최종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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