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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새판짜기 위한 특위 구성으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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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새판짜기 위한 특위 구성으로 가닥

당 깨는 데는 합의 봤으나 '새 그림'엔 이견 여전

열린우리당 내의 정계개편 논의가 통합신당 추진 쪽으로 무게를 더해가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29일 비공개로 당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당의 노선과 향후 진로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비대위에서는 당내 논의를 포괄하는 특별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하는 방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천정배 제안의 특위 받아들일 듯
  
  이 특별위원회는 통합신당 창당뿐 아니라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한다는 명목이지만, 이미 당내 논의는 통합신당 쪽으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친노 직계와 신기남 의원, 장영달 의원 등 일부를 제외하면 재야파, 실용파 할 것 없이 '우리당 주도의 통합'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오전 천정배 의원도 신당 추진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면서 '당내 특별기구'의 설치를 제안한 바 있다. 그간 조기전당대회를 반대하며 신당창당을 주장해 온 '국민의 길'의 전병헌 의원도 "당장 통합수임기구를 설치해 당의 외연을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 길'은 당초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수임기구 구성을 촉구할 예정이었으나 비상대책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지켜보기로 하고 일단 보류했다.
  
  GT계, DY계, 천정배계 뜻 모은 듯
  
  '지도부 내의 특위 설치'라는 천 전 장관의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이는 당 내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질서 있는 통합론' 쪽으로 모아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퇴각'(민주당-열린우리당 분당 상황의 해소, 즉 통합)에도 질서가 필요하다 주장 자체에 대해서는 퇴각 자체를 반대하는 일부 친노직계를 제외하면 당내에 이견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천 전 장관의 이날 기자회견 이전에 김근태, 정동영 등 대주주가 의견을 먼저 모은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최근 천 전 장관의 한 측근 의원은 "전부 다 깨고 다시 해야 한다"면서 "(각 계보의 전략통들인) 이목희, 민병두, 박영선 의원과 일을 같이 하면 참 잘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GT계, DY계, 천정배계가 이미 뜻을 모으고 있다는 말이다.
  
  총론 합의했지만 각론은 제각각?
  
  하지만 민주당과 재통합, 노무현 대통령의 배제 여부, 고 건 전 총리의 배제 여부 등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이견이 적지 않다.
  
  천 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의 재통합, 노무현 비배제, 고건 배제' 론을 내놓으며 특위를 통한 질서 있는 퇴각을 주장했지만 정대철 고문 등 당내 원로 그룹에서는 "기득권을 고수하면 통합신당이 어렵다"며 "고 건 전 총리, 민주당 등이 폭넓게 결합하기 위해 당 밖에 제3지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GT계와 DY계도 '당 해체 불가피-무질서한 퇴각은 공멸'이라는 점만 강조하고 있을 뿐 각론에 대해선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나눠먹기식 특위' 죽도 밥도 안될라
  
  당의 대주주들이 이처럼 뜻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친노직계 등 반대파들은 세력과 대안이 미약한 상황이라 특위를 중심으로 통합신당론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하지만 당내 중진, 원로 그룹과 각 계파에서 대표성을 띤 인사들이 골고루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이 특위에서 과연 일관된 통합작업의 추진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 당내의 현실적인 고민이다.
  
  지난 2월 김근태 의장 중심으로 비대위가 구성됐지만 이 역시 철저한 나눠먹기였던 전력이 있다. 이런 탓에 김 전 의장이 야심차게 '뉴딜론'을 제기하고 뛰어다닐 때도 비대위는 '나 몰라라'로 일관했고 결국 뉴딜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이런 탓에 이번 특위도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이 시간만 죽이지 않겠냐'는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 신당론이 넘어야 할 현실적인 장벽인 셈이다.
  
  더 이상 주요 변수도 아닌 청와대
  
  
신당 준비 특위 등에 대한 최종적인 결론은 다음 달 2일로 예정되어 있는 의원총회가 끝나야 알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는 현 상황에서 청와대는 주요 변수가 아니란 점이 흥미롭다.
  
  물론 '배제냐 안고 가느냐'가 논란거리긴 하지만 당과 청와대는 서로 신경도 쓰지 않는 눈치다.
  
  최근 청와대가 이해찬, 조영택, 오영교, 문재인 등 정무특보단을 출범시켰지만 한 여당의원은 "이해찬 총리는 이제 소수파일 따름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당과 별 관련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태영 대변인이 "대통령은 지역분할 구도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는 데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했지만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당 껍데기로 그대로 되겠냐"고 말했을 정도로 신당 자체에 대해선 청와대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신당론자들 가운데 "신당에서 대통령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인사들이 없지 않지만 그들 역시 '도의 상'이라는 말을 덧붙이는 것이 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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