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국본은 일단 이번 사태를 빚은 경찰의 시위 진압작전을 '과잉진압' 또는 '폭력진압'으로 규정했다. 나아가 오종렬 공동대표 등 10여 명의 범국본 대표자들은 이날 오후 4시 경 이날 시위의 현장 지휘를 담당했던 서귀포 경찰서 앞으로 달려가 경찰의 진압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범국본은 "합법적 집회 신고를 불허하고 협상장 주변을 원천봉쇄하는 등 계엄령을 방불케 하더니 이제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한미 FTA 반대 의사를 밝히던 시위대에게 살인적인 폭력까지 가했다"고 밝혔다.
전기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사무총장은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시위마저도 원천봉쇄했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폭력사태가 발생했다"면서 "협상장도 보이지 않을 만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진행한 가두행진까지 방패를 휘두르며 막은 경찰의 저의를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광훈 전국민중연대 공동대표도 "우리를 막으려고 배치된 1만여 명의 경찰 병력들이 1000명도 될까 말까한 우리들에게 먼저 선제공격을 해 왔다"면서 "오늘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경찰에게 있다"며 경찰 측에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물리적 충돌에서 부상을 당해 병원에 응급 후송됐다가 치료를 받고 퇴원한 강병무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에도 서귀포 경찰서 앞에서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짓밟았느냐. 하늘이 두렵지도 않냐"라고 오열했다.
한편 이날 물리적 충돌은 시위대가 먼저 공격했다고 보기 힘들고, 나아가 폭력도구로 변할 수 있는 죽봉 등을 소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무방비 상태로 있는 시위대를 경찰이 선제 공격했다는 범국본 측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시위대를 인솔하는 방송차량과 이 차량의 운전자, 차량 위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던 시위 인솔자까지 진압 경찰들이 곤봉과 방패로 가격했다는 점에서 과잉진압이라는 비난을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이날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로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던 시위 참가자 명단이다. 명단 아래 붙은 부상자의 부상 정도과 부상을 입은 상황은 범국본 측이 충돌 당시 상황을 지켜본 목격자들의 증언과, 촬영됐던 비디오 화면 분석 등을 종합해 밝힌 내용이다. 강민식(민주노총 고흥덤프연대 소속) - 방패로 수차례 얼굴을 가격 당함. 진료 의사는 안면부 열상 및 비골골절 소견을 보였음 오인교(광주 농민회) - 안면부에 방패에 가격당한 상처 3군데 있음. 찢어진 부위 봉합수술. 권용식(보성 농민회) - 타박상. 넘어진 상태에서 곤봉과 방패, 군홧발로 집중 가격당함. '노인을 때리지 말라'고 경찰을 제지하던 와중에 경찰에게 뭇매를 맞았다고 목격자들이 증언함. 전성도(전농 사무처장) - 타박상, 입원 중. 방송차량위에서 시위대를 인솔하고 있던 와중에 경찰들이 차량을 둘러싼 뒤 경찰 한 명이 차량위에 올라와 방패와 곤봉으로 집중 가격. 강병무(전농 제주도연맹 의장) - 넘어진 상태에서 목과 등, 어깨를 밟히면서 순간 실신. 응급후송 후 퇴원 진장호(민주노동당 중앙당 대외협력국장) - 방송차량을 운전하던 중 차량 앞 유리를 곤봉과 방패 등으로 가격해 파괴한 경찰들에게 집중 가격 당함. 유리파편이 몸에 박혀 파편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입원 중 배상도(서울지하철노조 조합원) - 왼쪽어깨, 팔꿈치 타박상 윤문희(전농 경남도연맹 소속) - 타박상. 곤봉에 턱을 맞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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