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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FTA 시위대-경찰, 중문단지 앞서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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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FTA 시위대-경찰, 중문단지 앞서 정면 충돌

부상자 속출…경찰 과잉진압 논란 재연될 듯

시위대와 경찰이 24일 정오경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이 열리고 있는 제주 중문단지 부근에서 정면충돌했다. 이번 물리적 충돌로 시위대 다수가 적지 않은 부상을 입었다. 부상 정도가 심각한 시위 참가자는 인근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4차 협상 기간 동안 진행된 反FTA 시위 중 가장 격렬했다는 평가다.

이번 물리적 충돌은 이날 오전 제주 중문 농협하나로마트 앞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마친 1000여 명의 시위대가 협상장이 있는 중문단지 입구로 행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시위대는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 소속 농민들,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다수를 이뤘다.

당초 이날 행진을 주관한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측은 평화적인 행진을 하기로 계획을 잡았었다. 그러나 경찰이 컨테이터 5동으로 구축한 바리케이트 앞에서 일부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서 우발적인 충돌이 빚어지면서 시위가 격화되기 시작했다. 행사 주최 측이 흥분한 시위대를 진정시키려고 했으나 효과적이지는 못했다.

시위대들은 컨테이너에 밧줄을 묶은 뒤 끌어당기는 방식으로 경찰이 쳐놓은 바리케이트를 무력화시키기 시작했으며, 컨테이너 옆 6m 남짓 떨어진 길 위에서는 경찰들과 밀고 밀치는 몸싸움을 동시에 진행했다.
▲ 24일 정오경 제주 중문단지로 통하는 길목인 천지연 폭포 주차장 앞에서 反FTA 시위대 1000여 명과 경찰 사이에서 정면 충돌이 발생했다. 사진은 시위대에게 살수하면서 진압을 시도하는 경찰과 이에 저항하는 시위대의 모습. ⓒ프레시안

몸싸움이 장기화 되면서 경찰은 집회 해산을 요구하는 선무방송을 연이어 내놓은 뒤 미리 준비한 살수 차량을 통해 시위대에게 물을 퍼부었다. 경찰의 살수에 당황한 시위대가 잠시 주춤하는 사이 경찰들은 시위대 중심부까지 물밀듯이 치고 들어왔다.

일부 시위대들은 현지에 흩어져 있던 나무막대기 등을 들고 격렬히 저항했지만 별다른 시위 물품을 준비하지 않았던 터라 경찰의 공세에 순식식간에 약 50m 가량 밀려났다.

이 과정에서 광주 농민회 오 모(43) 씨 등 적지 않은 시위 참가자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또한 시위대가 준비한 방송차량도 경찰의 방패와 곤봉세례를 맞고 앞 유리창이 완전히 부서지기도 했다.

오 씨는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덤프연대의 강 모(49) 씨도 팔과 다리에 부상을 입고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강 씨는 호흡곤란과 함께 발작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오 씨와 강 씨 등 부상 정도가 심각해 보이는 부상자 3명은 구급차를 통해 인근 서귀포 의료원으로 이송됐다.
▲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휘두른 경찰 방패에 맞아 부상을 입은 덤프연대의 강 모 씨(좌)와 광주농민회의 오 모 씨(우). 이들은 구급차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프레시안

당시 이들의 부상 장면을 목격한 동료들은 "젊은 경찰들이 어떻게 아버지뻘 되는 어른들에게 방패를 마구 휘두를 수 있냐"며 경찰의 진압 행위에 대해 분노를 터뜨렸다. 또다른 시위 참가자는 "전용철, 하중근 열사가 돌아가신 지 도대체 얼마나 됐다고 또다시 폭력을 행사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전용철 씨와 하중근 씨 각각 지난해와 올해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농민과 노동자다.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이 진정 국면에 들어선 이후에도 시위에 참여한 일부 농민들은 한두 명씩 방패를 세우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경찰들에게 다가가 시위 진압에 대해 항의했지만, 일부 경찰들은 "(시위대는) 돌은 던져도 되고 (우리가) 방패는 휘두르면 안된다는 말이냐"고 항변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날 경찰과 시위대 간의 충돌로 적지 않은 부상자가 생기면서 다시 한 번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시위를 주관한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측은 이날 사태를 놓고 경찰에게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오후 1시 10분 현재, 시위대들은 경찰의 과잉진압을 주장하며 중문단지 외곽 천지연 폭포 앞 주차장 부근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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