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19일 오전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 남북의 정상이 만나는 것은 지극히 적절하지 못하다"며 "국제기구에서 나서 해결을 해야 한다. 기왕이면 우리 사정을 잘 아는 반기문 사무총장 당선자가 나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정상회담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분위기 조성은커녕 엄청나게 냉각돼 있는 상태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PSI 불참은 북한 논리"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제기한 '경제제재 무용론'에 대해 강 대표는 "무력으로 제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은 김 전 대통령과 전적으로 의견이 같지만, 뒷부분은 전혀 생각이 다르다"며 "많은 기회를 줬음에도 핵실험을 한 북한에 대해 이제는 단호한 대처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강 대표는 "민족공조보다는 국제공조가 우선이다. 무력제재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유엔헌장 7장 41조의 경제제재를 철저하게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참여해 밀어붙이면 무력충돌이 오지 않겠느냐는 것은 북한의 논리를 거들어 주는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강 대표는 "어린 아이가 사고를 칠 것이 두려워 자꾸 부모가 쓰다듬기만 하고 잘못을 지적하지 않으면 결국 그 애는 사고를 친다"며 "채찍을 가할 때는 확실한 채찍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강창희 최고위원은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쟁은 전쟁을 불사할 각오가 돼 있을 때 막을 수 있는 것이다. 꽁무니를 뺄수록 전쟁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고 전쟁불사론 대오에 동참했다.
햇볕정책 평가 논란…"그런 취지로 말한 적 없다"
한편 강재섭 대표는 당 내에서 햇볕정책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취지와 달리 그런 전제 하에 기사와 사설이 나와 깜짝 놀랐다"며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이든 (노무현 정부의) 포용정책이든 사탕과 당근만 준 그런 정책이 북한의 핵무기를 불렀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호남지역 지원유세에선 "노무현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은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까지도 망쳐놓은 정책"이라고 말해 분분한 해석을 낳은 바 있다.
강 대표는 "호남에 한나라당의 노력이 진심으로 전달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표를 의식해 이리저리 정책을 교묘하게 바꿔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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