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18일 오전에 열린 국회대책회의에서 "느닷없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노무현 정권의 대북 포용정책이 서로 같으니 다르니, 동근이목이니 이근이목이니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국민은 불안감만 갖고 있지 이런 문제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강재섭 대표는 호남을 돌면서 노무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이 김대중 전 대통령 때보다 더욱 잘못됐다는 취지의 내용을 강조했다. 이 점 오해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는 바로 전날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이 "햇볕정책은 햇볕정책이고, 포용정책은 포용정책"이라며 양자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렸던 일을 다시 뒤집은 것이다.
강재섭 대표는 전남 화순, 해남, 신안 지역을 방문해 "노무현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은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까지도 망쳐놓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김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햇볕정책의 잘못을 노무현 정권이 더욱 악화시킨 것이지, 양자를 구분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김 원내대표는 전했다. 김 대표는 또한 김성조 본부장에게 "그동안 한나라당이 햇볕정책을 얼마나 비판했는데, 지금 와서 포용정책과 다르다고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고, 김 본부장은 "그걸 그렇게 봐야 하느냐"고 머쓱해 했다.
김성조 본부장은 이날 이 문제에 대한 특별한 언급 없이 "정부는 일방적 북한 편들기 환상에서 벗어야 한다"며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 관광 중단을 다시 촉구한다"고만 말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가 없다. 호남의 표를 얻으려고 이 중대한 외교안보 문제에 대한 철학조차도 순식간에 바꾸는 모습에 참으로 연민의 정을 느낄 따름"이라고 논평했다.
"김근태 방북? 핵실험 장소도 관광지로 개발할거냐"
한편 이날 한나라당 지도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방문하겠다는 우리당 김근태 의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어안이 벙벙하다. 혹시 내년 쯤 되면 북한 핵실험 장소를 관광 명소로 개발해 열린우리당이 모여 축하파티라도 열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비꼬았다. 김 의장은 오는 20일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다음 달에는 관광사업 8주년을 기념해 금강산을 방문할 예정.
전재희 정책위 의장도 "김근태 의장이 북한을 방문한다는데, 정부여당은 이것이 북핵위기의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북한 핵개발의 뒷돈을 대 주는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사업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소박한 생각이다. 국민을 안심시켜주는 정부여당이 되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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