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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하 검안의, 추락 실족사 아니라고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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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하 검안의, 추락 실족사 아니라고 증언"

"오른쪽 팔과 엉덩이에 의문의 주사 자국…정부, 유골 재조사해야"

박정희 정권을 비판하다가 의문사한 장준하 선생과 관련, 유기홍 민주통합당 의원(관악갑)이 정부 차원의 재조사를 촉구했다.

유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1993년 민주당 진상조사위원회에서 (1975년 고인의 사망) 당시 검안했던 의사로부터 직접 증언을 청취한 것이 있다"며, 검안의가 "(사인은 정부에서 발표한) 추락 실족사가 아닌 원형의 인공물체에 의한 두부골절"이라고 증언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더 이상한 일은 (시신의) 오른쪽 팔과 엉덩이에 의문의 주사 자국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사 자국과 관련해서 만약에 마취제가 있었다면 유골에 그런 성분이 침착된 것을 밝혀낼 수도 있다는 것이 법의학자들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유 의원은 2002년과 2004년에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12가지 자세로 추락하는 것을 조사했는데, 12가지에서 모두 머리 한 군데에만 함몰이 일어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추락 실족사라는 정부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유 의원은 고인의 사망 당시 "중앙정보부와 보안사가 관여한 흔적이 있는데 그 부분의 조사는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기 어렵다"며 중앙정보부와 보안사의 관련 혐의를 밝히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 박근혜 아킬레스건, 장준하는 누구?)

▲ 16일 공개된 고 장준하 선생의 유골. 두개골 오른쪽 귀 뒤쪽에서 7X6㎝ 크기의 골절이 발견됐다. ⓒ장준하기념사업회

이에 더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정희 유신독재가 가장 잔인무도하게 장준하 선생을 학살했다"고 주장했다. 백 소장은 박정희 정권에 맞서 반(反)유신 운동을 함께한 고인의 정치적 동지였다.

고인의 사망 직후 현장을 찾아 시신을 수습했던 백 소장은 "나는 머리를 들다가 다른 손에 피가 묻어나는 걸 보고 아, 여기를 맞았구나 그랬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백 소장은 최근 공개된 유골의 함몰 흔적에 대해 "이건 아주 날카로운 쇳덩어리를 가지고 딱 하고 치는 기술로 때린 거야. 그렇지 않고서는 동그랗게 자국이 안 나오게 돼 있어"라고 주장했다.

백 소장은 "아직도 (고인의 의문사) 진상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지금도 박정희 유신독재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것을 끝장내야 된다는 생각을 가져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백 소장은 다음과 같은 일화를 이야기하며 고인의 생전 모습을 떠올렸다.

"그 뒤에도 내가 뻔지르르하게 잡혀가지 않았수? 새벽에 나를 내보내는 거야. 꼭 내가 나올 때쯤에 장준하 선생이 돼지고기 한 근하고 소주 한 병을 사와서 굽자고 해요. 비계는 자기가 먹고 고기는 나만 주더라고. 그래서 나는 장준하 선생이 비계를 좋아하는 줄 알고 고기만 집어먹었죠. 한참 있다 보니까 좋아하는 동생은 비계를 안 주고 자기만 드셨던 거야. 이렇게 인품이 있던 분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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