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기념사업회는 16일 서울대 법의학연구소에 의뢰해 이달 초 진행한 장 선생의 유골 검사 결과를 공개하고 "국가는 이에 책임을 지고 즉시 장준하 선생의 사망사건에 대한 전면 재조사와 진상규명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법의학연구소(주임교수 이윤성)가 1일 진행한 약식 유골 검사 소견서를 보면 유골은 대체로 형태가 유지돼 있었으나 머리뼈와 골반에서 골절이 있었다. 사망 원인은 머리 손상, 즉 머리뼈 골절과 그에 수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두개 내 출혈, 뇌손상 등이다.
유골 검사에서 확인된 머리뼈 골절은 오른쪽 귀 뒤쪽에 크기 7×6㎝로 여러 조각이 나고 안쪽으로 함몰됐다. 또한, 이 부위에서 각각 12시, 5시 방향으로 18㎝, 2㎝ 길이의 골절도 확인됐다.
이 교수는 "오른쪽 볼기뼈도 적어도 네 조각으로 분리됐으며 유독 오른쪽만 불규칙한 형태로 분리된 것으로 미뤄 생전 골절이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교수는 "머리 손상이 가격에 의한 것인지 또는 넘어지거나 추락하면서 부딪쳐 생긴 것인지는 판단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사업회 측은 "두개골 골절의 위치와 함몰모양으로 보아 결코 추락에 의한 것이 아니다. 또 추락사의 경우 반드시 있어야 할 골절이 팔, 다리, 갈비뼈, 척추, 목 그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추락사를 부정하는 근거라고 주장했다.
사업회는 "장 선생의 사망원인은 외부 가격에 의한 것임을 확신한다"며 "국가가 책임을 지고 즉시 장 선생의 사망사건에 대한 전면적 재조사와 진상규명에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유골 검사는 경기 파주시 천주교 나사렛공동묘원에 안장돼 있던 장 선생의 묘를 지난 1일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안에 조성 중인 '장준하 공원'으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장 선생은 1975년 8월 경기 포천 약사봉에서 하산하던 중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됐다. 하지만 간단한 검안만 실시됐을 뿐 사인을 정확히 알 수 있는 검시는 진행되지 않은 채 매장됐다.
사망 당시 검안에서도 이번에 확인된 동일한 머리 부위에서 가로·세로 2㎝ 크기로 흉기에 찍힌 상처가 발견됐다. 또 오른팔과 엉덩이 부위에서는 의문의 주사자국과 억지로 끌려간 듯 어깨 안쪽에 피멍이 있는 등 정치적 타살 의혹이 제기됐다.
▲ 16일 공개된 고 장준하 선생의 유골. 두개골 오른쪽 귀 뒤쪽에 7X6㎝ 크기의 골절이 발견됐다. ⓒ장준하기념사업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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