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이 불발로 끝날 경우,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이종석 통일부장관)
"실제로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에 많은 무게를 두고 있다."(윤광웅 국방부 장관)
"미국의 반응이나 우리측의 포괄 방안이 북한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유명환 외교통상부 차관)
북한 핵실험 진행 발표에 따라 4일 긴급 소집된 국회 통외통위-국방위 연석회의에서 주무부처 장차관들의 발언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높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핵실험 현실화'에 무게
이종석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핵무기 실험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북한 외무성의 이번 성명은 미국의 태도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대미 압박용 카드라는 성격이 강하지만, 대미 압박이 여의치 않을 때는 엄포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다음 주 중일, 한일, 한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11월 이후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모든 징후를 예의 주시하면서 냉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포괄적 접근방안을 중심으로 한 외교적 해결 노력에 집중해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다만 "아직까지 핵실험을 감행한다는 구체적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비교적 단호하게 핵실험 가능성에 무게를 둔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이번 성명 발표 배경과 관련해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 및 자위수단을 확보하려는 차원과 함께 6자회담에서 당사국들에게 고강도 압박을 통해 유리한 협상여건을 확보해 주도권을 잡기위한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윤 장관은 "북한의 성명은 미국의 대북 제재에 명분을 제공하지 않도록 신경 쓴 흔적이 있다"면서 "실제 핵실험 가능성과 함께 협상의 여지도 남겨둔 것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또한 핵실험 징후 포착 능력과 관련해선 "어떤 부분은 우리가 볼 수 있지만 어떤 부분은 볼 수 없다"며 "외형적 준비과정은 볼 수 있지만 지하 핵실험을 하면 땅 밑 부분은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도 "미국의 중간선거가 치러지는 11월 7일 직전인 11월 초에 북한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핵실험 감행하면 대북정책 변화 불가피"
이종석 장관은 한편 "대북 포용정책 자체가 북한을 포용할 수 있는 범위와 선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구체적 정책의 방향과 틀이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실제 핵실험이 이뤄지는 상황이 되면 상당히 많은 상황의 변화가 있을 것이고, 위협의 양상도 질적으로 달라지는 것"이라며 "한국으로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여러 경로로 끝없이 북에 전달할 것"이고 밝혔다.
윤 장관은 "긴밀한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조기경보 체제를 점검하고 (핵실험을 막기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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