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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관료사회 함정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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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관료사회 함정 경계해야"

진짜 시장이 된 '좋은시장학교' 선생님, 과연…

"좋은 시장 학교 선생님이 시장이 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제자'인 한 기초단체장이 박 시장의 당선에 대한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한 첫 마디. 이 답변에는 기대감은 물론 '얼마나 잘 할지 두고 보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박 시장의 당선이 특별한 이들이 있다. 서울 시내 구청장들이다. 전임 오세훈 시장과 무상급식, 경인운하 등에서 불편한 관계였던 민주당 소속 구청장들에게 박 시장의 입성은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시장학교 선생이 시장이 된다면

박 시장은 지난해 갓 구청장이 된 김영배 성북구청장,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등과 함께 영국, 핀란드 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다. 김영배 구청장은 박 시장에 대해 "지독하게 열정적이고 성실하고 기록을 아주 꼼꼼하게 하며, 새로운 것에 굉장히 민감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박 시장과 함께 유럽 연수를 다닐 때 '입술이 부르터지도록'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면서 "박 시장은 길을 가다가도 눈에 띄는 것이 있으면 그냥 안 지나가고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설명하기 위해 애를 쓰던 열정적인 분"이라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일정을 마친 뒤 숙소에 들어와도 박 시장은 그날 찍은 사진과 자료를 모두 정리해 인터넷에 기록을 남기는 등 기록에 철저한 분이기도 하다"며 "과거의 다른 시장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박 시장 당선의 의미는 남들보다 특별하다. 김영배 구청장은 "박 시장은 희망제작소를 하면서 지방자치에 기반을 두고 정책 생산과 좋은 정책 보급을 하는데 오랫동안 조직적으로 준비해온 경험이 있다"며 "게다가 몸소 모범 사례 강의도 하고 벤치마킹도 하러 다녔기 때문에 시민과 소통하면서도 디테일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시장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망가져 있는 서울 시정을 함께 하나하나 챙겨 나갈 수 있는 훌륭한 파트너가 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구청장은 당장 "무상급식이 초등학교 5,6학년으로 확대 실시되는데 기쁘다"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지난 7월 스웨덴에 다녀올 때만 해도 시장이 되리라는 생각을 전혀 못 했다"며 "이제 사회의 큰 변화 속에 뛰어들었으니, 그동안 준비해 왔던 시대소명을 잘 구현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희망제작소에서 '좋은시장학교'를 만들어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을 육성하는가 하면, '목민관클럽'을 통해 기초단체장들의 연구 모임을 이끌어왔다. 고재득(성동), 노현송(강서, 이상 공동대표), 이해식(강동, 운영위원), 김성환(노원), 김영배(성북), 김영종(종로), 김우영(은평), 문석진(서대문), 박겸수(강북), 유덕열(동대문), 유종필(관악), 이동진(도봉), 이성(구로), 차성수(금천, 이상 회원. 3월 기준) 구청장 등 서울 시내 구청장 중 절반이 목민관클럽에 적을 두고 있다.

서울은 아니지만 목민관클럽 운영위원인 염태영 수원시장도 시정일기를 통해 "희망제작소와 목민관클럽에서 함께 만들고 제안해온 다양한 풀뿌리 정책들도 서울 시정에 어떻게 구현될지 무척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 시장에게는 본인이 그렇게 자치단체장들에게 보여주고 가르쳐주고 싶었던 것들을 직접 시행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 희망제작소 근무 시절의 박원순 시장. ⓒ프레시안(김하영)

관료주의 함정 경계해야

이들은 제자이지만 자치단체장으로서는 선배이기도 하다. 문석진 구청장은 '관료사회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문 구청장은 "자치단체장 1년 반을 경험해 보니, 단체장이 나름의 아젠다와 비전이 있어도 관료 사회의 기존 틀은 잘 안 바뀐다"며 "오랜 관료들의 능숙함과 관료사회의 의사결정구조의 함정에 빠져 관행대로 흘러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자치단체장은 지역 사회의 리더로서 사회가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며 "보수 언론들은 자치단체장을 행정에 한정 짓지만 정치와 행정이 같이 가야 하는 자리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강조했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진보개혁진영이 지금까지는 도전하고 비판하는 자리에 있다가 서울시 전체를 책임지는 자리에 오르게 됐기 때문에 책임감이 막중해졌다"며 "시민들의 기대가 큰 만큼 부담도 크고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 구청장은 "어깨에 힘을 빼고 현장에서 주민들을 더 많이 만나 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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