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이른바 '수해골프' 파문을 일으켜 당직을 사퇴한 홍문종 전 도당위원장의 자리에 당내 소장파인 남경필 의원이 김영선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최근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소장파 사이의 연대설이 파다하고, '친박(親박근혜)계'로 분류되는 김영선 의원과의 일전이었던 이유로 이번 경선은 지난 7.11 전당대회에 이어 친박-반박 '대리전'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남경필 "도덕적 재무장해야"
'수요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남 의원은 이날 수원 청소년문화센터에서 대의원 1039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경선에서 524표(50.4%)를 얻어, 512표(49.3%)를 얻은 김영선 의원을 12표 차로 따돌리는 '신승'을 거뒀다.
남 의원은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혹시 대선주자 간에 대리전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렇게 흘러가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고 자력에 의한 당선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경선 도중 소장파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연대설이 나오는가 하면,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심재철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전면 지원하는 등 반박계의 결집이 눈에 띄었다.
남 의원은 한편 "그동안 경기도당이 '수해골프' 파문 등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며 "도덕적 재무장을 하고 민심으로 들어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수해골프' 파문으로 당직에서 물러난 홍문종 전 도당위원장을 염두에 둔 것. 홍 전 위원장은 친박계로 분류된다.
그는 "원내외 인사들을 모두 끌어안는 탕평 인사를 실시해 화합을 이끌어 내겠다"며 "인사위를 구성해 계파와 연령, 노장청을 조합해 끼리끼리 밀실 정치가 안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년 대선 경선 후보 간에도 투명하고 승복하는 풍토가 마련돼서 한나라당이 깨지지 않고 하나로 뭉쳐서 가는 데 경기도가 좋은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병국 "친박-반박 구도는 김영선 쪽이 부추겨"
한편 이번 선거에서 남 의원을 적극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정병국 의원은 "이번 경선에 친박-반박 구도를 부채질 한 것은 오히려 김영선 의원 쪽"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우리가 보기에 이번 선거에서 친박이니 반박이니 하는 말이 나올 계제는 아니었다"며 "도당 내 친박 세력이 김영선 의원의 출마와 함께 자신들의 복권을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자가발전 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표차가 많지 않았던 점에 대해 그는 "김영선 의원이 대표최고위원을 지내면서 구석구석 지역을 훑고 다녔고 관리해 왔지 않느냐"며 "이제는 도당이 단합해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경선에서 당선된 남 의원은 중앙당의 승인을 거쳐 홍 전 도당위원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6월까지 도당위원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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