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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구장, 정전으로 '1박2일' 야구…비상시설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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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구장, 정전으로 '1박2일' 야구…비상시설도 문제

노후된 시설, "창피하다" 비난 봇물

정전 사태로 인해 '1박 2일' 동안 벌어진 두산 베어스 대 삼성 라이온스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두산 베어스가 결국 3대 2로 승리했다. 경기는 마무리됐지만, 안전 문제 등을 비롯해 여러 시사점을 남겼다.

16일 대구구장, 1만 명의 좌석이 매진 된 상태로 오후 5시 경기가 시작됐다. 두산이 1회 김동주의 적시타로 2점을 먼저 득점하고 삼성이 4회 최형우의 2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뒤 두산이 5회 다시 이종욱의 홈런으로 3대 2로 앞서나갔다.

두산은 선발 김선우가 호투하고 있었고, 삼성도 불펜진을 가동해 추가 실점하지 않으며 팽팽한 투수전을 벌이며 긴장 속에 경기는 8회초로 접어들었다. 1사 후에 두산 정수빈이 기습번트를 대고 1루로 뛰어가는 순간, 정수빈이 1루 베이스에 거의 다다를 즈음 경기장의 조명이 일제히 완전히 꺼졌다. 마치 대구구장이 통째로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듯 시야에서 모든 장면이 사라졌다.

▲ 16일 경기 도중 정전으로 암흑이 된 대구구장. ⓒ연합뉴스

순간 관중석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고, 관중들은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화면을 켜면서 마치 반딧불 축제, 혹은 유명 가수 콘서트장 같은 광경이 벌어졌다. 방송을 중계하던 캐스터는 "여기는 불꺼진 대구구장입니다"라고 말했다.

6개의 조명탑은 물론 방송 중계석의 모니터가 꺼질 정도로 야구장 전체가 정전이 됐다. 주변 아파트의 불빛을 봐서는 지역적인 전기 공급의 문제가 아니라 구장 자체의 문제인 것으로 보였고, 변압기 고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긴급 복구를 실시했으나 좌측 외야 쪽 조명탑에 문제가 생겨 경기는 '일시중단'(서스펜디드 게임) 됐다. 1999년 전주구장에서 열린 쌍방울과 LG의 더블헤더 2차전이 1회 조명 문제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뒤 12년 만의 일이다.

17일 오후 3시 8회초 1사부터 다시 시작된 경기는 두산의 승리로 끝이 났다. 19시간 만에 한 경기가 끝난 셈. 양팀은 속개된 경기에서 안타를 하나도 뽑지 못 했고, 경기는 16분 만에 끝났다.

정전 된 순간 선수들은 "야구장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창피하다"는 팬들의 불만이 드높았다. 대구구장은 1948년 지어진 건축물로 2006년 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기도 했다. 최근 새 야구장을 짓기로 대구시와 삼성 라이온즈가 합의하기도 했지만, 결정이 늦어지는 바람에 2014년에야 새 구장을 이용할 수 있다.

비상 조명에 대한 안전 불감증 문제도 지적됐다. 정전 순간 대구구장은 관중들의 휴대전화 불빛, 사진기자들의 플래시만 보일 정도로 수분 동안 암흑 상태였다. 한 누리꾼은 "1만 명이 모여 있는 곳인데 정전이 되는 순간 배터리로 가동되는 비상 조명이나 바닥 대피 동선 안내등이 들어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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