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선정, 야당 위원 모두 불참

중앙-조선-동아-매경 순 성적, 최시중 '활짝'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종합편성채널 사업자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를 선정했고 보도전문채널 사업자로는 연합뉴스를 선정했다. 종편 사업자로 지원했던 한국경제와 태광 그룹은 탈락했고 보도전문채널은 1개사만 선정했다.

방통위는 31일 전체회의를 열고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 승인 대상법인'을 선정·의결했다. 이날 회의에는 민주당 추천인 이경자 부위원장과 양문석 상임위원이 불참해 여당 측 위원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의결됐다.

회의 직후 선정 결과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기자실에서 직접 발표했다. 최 위원장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 문제를 올해 말까지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올해 초부터 드렸는데 올해의 마지막 날인 오늘 발표하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며 "새로운 미디어들이 우리나라 방송을 보다 나은 콘텐츠를 만들어 글로벌 미디어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고 보다 나은 미디어 강국 코리아가 되도록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중·동 '방송의 공정성 공익성' 항목에서 높은 점수

승인된 사업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1000점 만점에 850.79점을 맏은 중앙일보(jTBC)였고 그 뒤를 조선일보(CSTV, 834.93점), 동아일보(채널A, 832.53점), 매일경제(MBS, 808.07점) 등이 뒤를 이었다.

중앙일보와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방송의 공정성, 공익성'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특히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는 방송프로그램 기획·편성 및 제작계획의 적절성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조선일보는 조직 및 인력운영 등 경영계획의 적정성 항목에서는 중앙일보나 동아일보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태광그룹(CUN)의 경우 753.11점을 받아 승인 최저점수를 충족하지 못했으며 한국경제(HUB) 역시 770.18점으로 탈락했다.

방통위는 추후 종편·보도전문채널을 위한 지원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방통위 관계자는 "절대평가로 사업자를 선정한 취지 자체가 경쟁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취지라고 생각한다"며 "방송산업 전체를 보면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방통위는 선정된 사업자가 3개월 이내에 신청 서류 상 기재한 자본금 납입을 완료한 후 법인등기부등본을 제출하면 승인장을 교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존에 보도채널을 갖고 있는 매일경제의 경우 보도채널을 처분한 후에야 승인장을 교부받을 수 있다.

양문석 "청와대가 특정 언론사에 합격 통지 해줘"

종편 사업자를 발표하는 당일에도 심사의 공정성과 청와대 개입 논란 등이 제기되며 잡음이 적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 불참한 양문석 민주당 추천 상임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 합격 통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출근하자마자 불쾌한 소식에 가슴이 먹먹하다"며 "청와대가 어떤 언론사에 합격통보를 해줬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누가 어느 언론사 누구에게 '됐다'고 했다는 소식을 해당 언론사로부터 들었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심의 의결하는 영역에 왜 청와대가 등장하고 그들이 결정하는 듯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태어나지 말아야 할 '괴물'이 한국 사회에 등장하는 오늘"이라며 "최소한의 예의는 있어야 하고, 최소한의 공정성은 있어야 하는데, 아침부터 발생한 청와대의 '통지설'은 불쾌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경자 부위원장은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병기 전 상임위원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경자 부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단계에서 심사위원 관련 문제가 제기되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이렇게 정치적 도의적 문제가 중심이 된 상황에서는 위원회의 결정도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의결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밝히고 퇴장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양문석 위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사실이라면 유감스러운 일이나 사실이 아니다"라며 "잡음에 왈가왈부할 일 아니지만 블로그를 이용해 (의혹을) 제기한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