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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최후의 승부수…72시간 논스톱 유세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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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최후의 승부수…72시간 논스톱 유세 돌입

촛불 400개, 부활 상징하는 당나귀도 등장…뒤집기 가능할까?

열리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의 마지막 승부수, 72시간 마라톤 유세가 시작됐다. 강 후보는 28일 0시 명동성당에서 촛불을 들고 모인 400여 명의 지지자들을 향해 "새로운 정치의 출발을 선언한다"며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고 말하며 3일 밤낮 논스톱 유세의 첫발을 내디뎠다.

강금실 "새로운 정치의 출범을 선언한다"

명동성당에 도착하자마자 마리아상을 찾아 이계안 후보와 함께 3분여 동안 기도한 강 후보는 지지자들을 향해 "오늘밤은 제 인생에서 가장 기쁜 순간"이라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강 후보는 "현장을 돌면서 시민들이야 말로 진정한 정치의 주인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며 "이제 시민 속으로 깊이 들어가 거짓과 오욕의 정치를 끝장내고 새로 태어나 다시 시작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강 후보는 "마라톤 유세는 단순한 선거운동이 아닌 우리 시대의 진정한 정치와 시민주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72시간 행군은 바로 제가 제 인생에서 새로 태어나는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명동성당 마리아상 앞에서 기도하며 72시간 마라톤 유세를 시작하는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특히 강 후보는 "저뿐만 아니라 시민, 정치 지도자, 지식인들도 더 이상 정치를 비난하지만 말고 과감히 뛰어 들어 다시 시작해야 한다. 포기할 수 없다"며 :빈곤의 악순환과 증오의 정치를 끊어내고 사랑과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며 정치권 외곽을 향해서도 메시지를 던졌다.

강 후보는 "이제 저와 뜻을 같이하는 모든 분들과 새로운 정치의 출범을 선언한다"며 "저는 여러분과 반드시 끝까지 간다.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고 기염을 토했다. 서울시장 선거를 뛰어넘어 '5.31 이후'까지 겨냥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도 있는 장면이었다.

"강금실은 예수처럼 부활할 것" "마라톤 유세는 역사에 대한 절규"

강서구 화곡동에 살고 있다는 30대 후반의 한 직장인은 "강 후보의 고전은 철저하게 우리당 탓인데 그런 우리당이 선거 막판에 와서 정계개편 운운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더 허탈해졌다"고 우리당을 맹비난했다.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왔다는 한 여대생은 "선거의 승패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런 과정(촛불집회) 자체가 이미 승리한 것이고 혹시 지더라도 그것은 아름다운 패배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가 악수하며 인사하는 동안 촛불을 든 지지자들은 '상록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동지가' 등을 부르며 기세를 올렸다. 제주도에서 올라왔다는 한 지지자는 "부활한 예수를 처음 본 짐승이 바로 당나귀인데 예수가 부활한 것처럼 강금실 후보도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나귀 두 마리를 끌고 오기도 했다.

분위기에 고무되기는 의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정봉주 의원은 "강 후보가 현장을 돌면서 이 사회의 양극화 문제의 심각성을 몸으로 체험하면서 가슴 아파하고 있다"면서 "72시간 마라톤 유세는 정치적 전략이 아닌 '역사에 대한 절규'이자 뒤틀린 지방자치를 바로잡기 위한 '순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지율이 뒤진다고 해서 촛불집회까지 벌이는 것은 좀 '오버'가 아니냐"는 지적에 김영춘 선대본부장은 "캠프에서 개입한 것은 전혀 없고 인터넷 등을 통해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라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시민들 대부분 호감 나타내…그러나 표로 연결될지는 미지수

명동성당을 떠난 강 후보는 첫 발걸음을 신당동에 있는 중부소방서 무학파출소로 옮겼다. 철야근무를 하고 있는 소방관들로부터 '24시간 맞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강 후보는 "경찰이나 소방공무원 숫자는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배석한 유인태 선대위원장은 "그런 부분을 보충하려 하면 당장 '큰 정부가 어쩌고' 하는 소리가 나온다"며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 28일 0시에 강금실 지지자들 400여 명이 촛불을 들고 명동성당 들머리에 모였다.

신당동 떡볶이 골목에서 젊은이들을 만난 강 후보는 동대문 의류상가, 서울시립보라매병원 응급실, 노량진 수산시장 등 심야시간에도 인파가 끊이지 않는 곳을 순례했다.

신당동, 동대문 등지에서 만난 청년층은 물론이고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만난 중년층 상인들도 대체로 강 후보를 반갑게 대했다. 특히 20, 30대 여성들은 강 후보에 대한 호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강 후보에 대한 일차적 호감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반응은 조금씩 달랐다. 강 후보와 악수를 나눈 많은 사람들은 "팬이다. 한 표 던지겠다"고 말했지만 열렬한 우리당 지지자라고 밝힌 30대 남성은 "차이가 워낙 많이 나서 어디 (당선이) 되겠냐? 나도 답답해 죽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동대문 의류상가 앞에서 강 후보와 함께 사진을 찍고 '강금실 파이팅'을 연호한 20대 여성은 "강금실을 찍겠냐"는 질문에는 "정치에 관심 없다. 투표할 생각도 없다"고 답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의 한 상인은 강 후보를 만나자 마자 "장사도 안 되는데 세금 때문에 죽겠다'고 말했고, 다른 한 상인은 "실물이 훨씬 낫다. 사람도 똑똑해 보이고…"라면서도 "강 후보에게 투표하겠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당 보고 찍는데…"라고 답했다.

동이 터올 무렵이 되자 동행한 386 초선의원들도 피로함을 호소했지만 강 후보는 노량진 수산시장을 샅샅이 돌며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이런 식으로 해서 72시간을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강 후보는 동부이촌동 온누리 교회에서 아침 예배를 보고 구파발 북한산 입구로 자리를 옮겨 등산객들을 만났다. 강 후보 지지자들은 이날 저녁 대학로 유세에 총집결하는 한편 30일까지 매일 밤 명동성당에서 촛불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한편 강 후보의 72시간 유세에 오세훈 후보가 자전거, 달리기, 걷기를 포함한 'D-3 철인3종 유세'로 맞선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강 후보 캠프의 인사들은 "정책대결은 피하더니 끝까지 물타기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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