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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점퍼 보고 택시기사가 내리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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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점퍼 보고 택시기사가 내리라더라"

[與비상회의]정동영 '읍소·애걸'…의원들은 '자포자기'

열린우리당 의원단·주요당직자 140여 명은 25일 비상회의를 통해 '싹쓸이만은 막아달라'는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했다. 우리당은 이 호소문을 통해 "안타깝게도 벌써부터 선거 해보나 마나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어떠한 매도 달게 받겠지만 우리당이 모자란다고 검증된 일꾼들마저 외면하지는 말아달라"고 읍소했다.
  
  회의를 마친 후 일부 의원들은 "힘 모으기라기 보다는 호소하는 자리였다"면서 "어차피 선거운동 해도 표 안 나오는데 하루 빠진다고 차이도 없다"고 말하는 등 자포자기 하는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정동영 "무서운 것은 패배가 아니라 좌절"
  
  전병헌 총괄상황본부장의 전국판세 보고에 이어 예정됐던 자유토론은 생략됐다. 선거 후 정계개편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발언 자제를 초선의원들에게 사전에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조세형 고문과 임채정, 배기선 의원 등 중진들만 발언에 나섰다.
  
  배기선 의원은 "지금 우리의 고통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들은 우리가 느끼는 고통보다 더 큰 고통을 지난 몇 년간 느껴 왔다"면서 "국민들의 매질은 우리를 죽이려는 매질이 아니라 다시 부활하기를 바라는 사랑의 매질이니 정성껏 최선을 다해보자"고 말했다.
  
  임채정 의원은 "판세를 뒤집기는 어렵고 지더라도 어떻게 지는가의 모습이 중요하다"며 "국민들은 2년 후 지금 우리가 혼신을 다한 모습을 기억하실 것이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감동의 꽃이 피어날 것"이라며 '선거 이후'를 내다봤다.
  
  조세형 고문은 "열린우리당은 중대한 국면에 있다. 다시 한번 국민 앞에 겸손한 자세로 우리의 허물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하자"고 말했다.
  
  정동영 당의장은 "여러 원로 선배님들 말씀대로 무서운 것은 패배가 아니라 좌절"이라며 "경기도에서는 한나라당 모 기초단체장 후보가 금품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데도 지지율이 50%를 넘어가는 것이 현실일 정도로 힘들지만 질 때 지더라도 국민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임종석 의원이 낭독한 호소문에서 우리당은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하고 간절히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정당에 대한 호, 볼호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보다 지방자치의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당은 "우리 사회가 지난 반세기 동안 생명을 걸고 지켜 온 민주정치체제가 벼랑 끝에 몰려 있다"며 "우리당이 모자란다고 검증된 일꾼들마저 외면하지는 말아달라"고 읍소했다.
  
  "대전도 두고 봐야…박지원 구속으로 광주도 완전히…"
  
  회의를 마친 우리당 의원들은 대체로 무거운 표정으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저마다 누가 더 힘든지 내기라도 하듯 "힘들다"는 말을 반복했다.
  
  전병헌 상황본부장은 "대전은 승리를 자신할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국민들이 어떻게 선택하는지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장 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윤원호 의원은 "박근혜 대표 피습 이후 우리당 점퍼를 입은 운동원이 택시를 타면 기사가 '당장 내리라'고 말할 정도였다"며 "부산 상황이 제일 지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금실 후보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인태 의원은 "공동체적 자세를 가져야 하는데 저마다 자기가 잘났다고 나서니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별로 힘이 나는 것 같지가 않다"며 "어차피 운동 해도 표가 안 나오는데 하루 빠진다고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자포자기하는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회의를 마친 직후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구속 사실이 전해지자 광주 지역의 한 의원은 "어떻게 상황이 우리를 이렇게 안 도와줄 수 가 있냐"면서 "조금 따라붙다가 다시 힘들어졌는데 이 소식이 전해지면 너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나 우상호 대변인은 "오늘 중진들이 예전에 힘들었던 이야기들을 하시고, 특히 배기선 의원이 우리보다 국민들이 더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셨을 때는 분위기가 숙연했었다"면서 "오늘 참석한 의원들이 저마다 가슴에 새기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당은 이날부터 당사 외벽에 '싹쓸이를 막아주십시오'라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각급 후보들도 유사한 현수막을 크게 내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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