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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천안함 '의문의 7분' 알면서 숨겼나?

軍 상황일지에 드러난 상황 발생 시각은 '9시15분'

군이 천안함 사태 최초 상황 발생 시간을 언론을 통해 공식 발표한 것보다 7분 빠른 26일 밤 9시 15분으로 인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해경의 발표 시각, 실종자 가족들의 주장과 일치하는 것으로, 이 '의문의 7분'이 사건의 원인을 규명하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군이 그 동안 사건 발생 시간을 의도적으로 늦춰 국민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군에 대한 의혹의 시선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3일 <MBC> 뉴스데스크는 군 당국이 천안함 침몰 당시 최초 작성한 상황일지를 단독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軍, 최초 상황 발생 시각 9시 15분으로 인지

<MBC> 보도에 따르면 천안함 소속 2함대사령부는 사고 당일(3월 26일) 밤 9시 15분, 최초 상황 발생을 해군작전사령부에 보고했다. 함대사령관은 작전처장과 직접 상황 관련 통화를 한 것도 확인됐다. 이 시간은 구조작업에 투입된 해경이 지난달 28일 보도자료에서 밝힌 사고 시각과 일치한다.

특히 9시 15분은 이미 국방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사고 내역 브리핑에서도 간접 기록된 시간이다. 이날 국방부 자료를 보면 "해난구조대(71명)는 상황 발생 40분만인 21:55에 비상소집되어…"(7쪽)라는 구절이 나와 군이 사고 시각을 밤 9시 15분으로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결국 지난 1일 군의 자료에서 추정 가능한 시각과 해경의 최초 발표, 그리고 이날 <MBC>가 입수한 군의 상황일지가 모두 사고 발생 시각을 지난달 26일 밤 9시 15분으로 인식했음이 일치한 셈이다. 그러나 군은 그 동안 사고 발생 시각을 줄곧 늦춰 발표했다.

7분간 무슨 일 있었나?

이처럼 군이 보다 정확한 사고 발생 시각을 알고 있었음이 추정 가능해지면서, 26일 밤 9시 15분부터 군의 공식 사고 발표 시간인 9시 22의 7분 동안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단 이날 보도된 상황일지에는 당시 어떤 상황이 발생했는지가 기록돼 있지 않다.

다만 <MBC>에 따르면 군이 상황을 최초로 인지한지 1분 뒤인 밤 9시 16분, 백령도의 방공33진지에서도 폭음을 감지해 상부로 보고했다. 9시 16분은 실종자 가족이 실종자에게서 "지금은 비상이니 나중에 통화하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한 시간이며, 실종된 차균석 하사의 여자친구가 "갑자기 문자메시지 전송이 중단됐다"고 말한 시간이다.

상황일지에는 9시 20분 백령도 해안초병이 폭발을 들었고, 백령도 지진관측소는 9시 21분에 규모 1.5의 지진파를 탐지했다고 기록돼 있다. 뒤 이어 9시 22분에는 한국형해군전술지휘통제체계(KNTDS)에서 천안함이 사라지기 시작했으며 해상작전 위성통신체계에서도 천안함의 신호가 두절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리하면 26일 밤 9시 15분경, 천안함에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이상 상황이 발생했고 뒤 이어 9시 20분 폭발음이 났으며, 2분 뒤에는 함미가 완전히 가라앉아버린 것이다. 상황일지 내용만 놓고 보자면 9시 15분과 9시 20분, 두 차례에 걸쳐 천안함이 충격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해군은 이와 같은 교신 내용과 보고 상황이 정리된 상황일지를 9시 45분 해군작전사령부에서 합동참모본부로 보고했다. 9시 45분은 군이 가장 처음 사고 발생 시각이라고 발표한 시간이다.

그러나 이처럼 두 차례 큰 충격이 가해졌다면, 왜 함장은 함장실에 있고, 사병들이 취침 준비를 하거나 후타실에서 운동을 하는 등 평시와 다름 없는 행동을 했는지가 설명되지 않는다.

더욱이 해경의 상황보고 일지에 따르면 본청과 해군에 띄운 1보에는 천안함의 좌표가 위도 37도50, 경도 124도36으로 나타나 있다. 이는 군 당국이 발표한 최초 사고지점 좌표인 위도 37도55, 경도 124도37과 크게 다르다. 해경의 1보 위치가 군이 발표한 사고지점보다 남쪽으로 무려 9km나 떨여져 있기 때문이다.

이후 9시 33분 부함장이 인천해경 상황실에 전화해 통보한 천안함 위치는 처음 지점보다 9km 북쪽, 군 당국이 발표한 위치보다 2km 서쪽으로 바뀐다. 다소 차이는 나지만 군 당국 발표와 비슷한 좌표로 다시 이동한 것이다.

해경 상황보고대로라면 천안함은 대청도 서쪽에서 최초 상황이 발생한 뒤 백령도 쪽으로 9km를 이동하다 침몰한 게 된다. 18분 동안 30노트 이상의 속도를 내서 9km를 움직였다는 것. 이는 천안함이 작전 상황에서 가스터빈을 켜고 전 속력을 낼 때 나오는 속도로, 9시 15분에 문제가 생긴 천안함이 무슨 이유에서 빠른 속도로 이동했는지도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합참은 이날 '의문의 7분 의혹'과 관련해 "계속 관련 자료를 찾고 있다"며 "결론이 내려지는 대로 추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합참은 그러나 "국방부에서 공식 발표한 사고 시각 9시21분58초는 NTDS(해군전술지휘통제체제)에 찍힌 것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으로부터 통보받은 지진파 발생 시각과 맞춰본 결과 나온 것"이라며 사고 시간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해군 2함대사령부. 천안함 관련 의혹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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