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천안함 침몰 시각을 26일 밤 9시 20분으로 다시 정정했다. 군은 추정시각 변경 근거로 지질연구소의 지진파 측정 결과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 시간마저 정확하지 않다고 군은 다시 말을 흐렸다. 군은 논란이 됐던 교신일지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관련 내용을 브리핑으로 구술했다.
천안함 침몰시각 다시 변경
1일 이기식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은 "천안함은 16일 평택항을 출항해 백령도 근해에서 정상적인 경비임무를 수행하다가 26일 밤 9시 22분에 침몰했다"고 밝혔다.
다만 군은 "어떤 화약류에 의한 폭발 여부는 판단할 수 없다"며 "나중에 인양이 되고 난 다음에 정밀분석을 통해 판단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합동참모본부는 최초 사건 시간을 26일 밤 9시 45분으로 발표했다가 27일에는 15분 앞당긴 9시 30분으로 수정했다. 이후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사고 시각을 다시 5분 이른 9시 25분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군은 이날 브리핑 당시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는 "밤 9시 20분경"이라고 적시했다. 하나의 조사결과를 두고 브리핑으로는 '9시 22분'이라고 말하고 자료로는 '9시 20분'을 표기한 셈이다. 여론의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행위로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두고 이 처장은 "나눠드린 자료(9시 20분)가 제일 정확한 것"이라며 "다만 여기에 대해서는 어제부터 조사가 들어가 있다. 조사가 끝난 후 다시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밤 9시 20분을 공식 침몰시각으로 정정한 이유로 군은 함장의 진술 시간이 최종적으로 9시 22분으로 정정됐다는 점과 포술장이 휴대전화로 2함대에 상황보고를 한 시간(9시 26분), 백령도 해안초소의 TOD에 녹화된 시간인 9시 23분, 지질자원연구소에서 침몰 당시 측정한 지진파 발생시간인 9시 21분 58초를 종합해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여론이 지속적으로 TOD 녹화영상 진본 공개를 요구함에 따라 이미 사고시각이 재수정되리라는 관측은 힘을 받아 왔다.
KBS는 1일 <뉴스12>에서 "국방부가 엊그제 천안함 침몰 당시 촬영 화면을 보여주면서 앞부분 10분 정도의 분량을 빼고 공개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천안함이 침몰하기 시작한 시간은 TOD 촬영 시간인 9시23분보다 훨씬 이전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왜 자꾸 사고시간 앞당기나
사고 발생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직 공식적인 침몰 시간마저 확인되지 못함에 따라 다시금 군의 초기 대응 과정을 두고 비판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군은 일정 부분 이를 인정하면서도 "신속성을 강조해 오차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군은 "국방부가 최초에 해군작전사령부로부터 유선으로 보고받은 시간인 오후 9시 45분을 언론에 발표했다"며 "이후 국회보고 및 언론발표 시에는 천안함 포술장이 휴대전화로 2함대사에 보고한 시간인 오후 9시 26분을 기준으로 2함대사가 해작사에 서면으로 보고한 9시 30분으로 정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군의 설명을 100% 신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 사고 시간은 9시 16분 인근이 아니냐는 주장이 실종자 가족을 중심으로 여전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군은 "교신일지를 공개하라"는 야당의 요구를 이번 브리핑에서 따르지 않았다. 그 이유로 군은 "TOD라든지 무선통신일지, 해군전술정보시스템(NTDS)에 우리의 작전과 관련된 모든 내용이 드러나 있다"며 "특히 민감한 서북도서의 무선통신일지 등이 노출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여러분이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해명했다.
'연평해전 때 공개했음에도 지금은 안 되는 이유를 알려달라'는 언론의 질문에는 "지금 통신망이 그때와 많이 다르다"며 "그러한 것들이 공개됐을 때는 통신망에서 어떤 식으로 통신이 이뤄지는지, 그것이 NTDS와 어떻게 연계되는가가 다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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