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는 최초 사건 시간을 26일 밤 9시 45분으로 발표했다가 27일에는 15분 앞당긴 9시 30분으로 수정했다. 이후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사고 시각을 다시 5분 이른 9시 25분으로 발표했다.
다만 해양경찰청은 지난 28일 사고 시각이 26일 밤 9시 15분이라고 적은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또 실종자 가족의 말을 빌어 침몰한 함미에 산소가 주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군의 설명과 180도 다른 이야기다.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6일째인 31일 현장 지휘소가 차려진 백령도 장촌포 해안에 구조함인 광양함이 떠 있다. 현재 천안함 구조는 기상악화로 차질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
천안함, 9시 16분경 비상 걸렸나
이 의원은 31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실종자 한 명이 사고 당일 밤 9시 16분경 가족과 전화하다가 '아버님, 지금 비상이니까 나중에 통화하면 좋겠습니다'하고 전화를 끊었다"며 "가족들은 그것(사고 시각이 군 발표와 다른 점)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종자 가족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사고 시각보다 최소 10여분 전에 특정한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군이 사고 해역에서 9시 16분경 이상 징후를 발견해 천안함과 속초함이 긴급히 사고 해역으로 파견됐거나, 천안함에서 9시 16분경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을 따져볼 수 있다.
이 의원은 "(실종자 가족의) 9시 15분 통화기록은 곧 공개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당국에서는 그것을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겨레>가 입수해 보도한 실종자의 문자통화 기록 중단 시각과도 일치한다. <한겨레>는 30일 "실종자 차균석 하사가 여자친구와 32분간 문자를 주고 받다가 9시 16분경 갑자기 연락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 차 하사의 여자친구는 "평소에는 문자메시지에 즉각 답장을 보냈다. 평소 행동으로 봐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9시 16분경 천안함에 갑자기 특이한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만일 천안함이 9시 16분경 특정 지시를 받고 사고 해역으로 이동하다 군이 추정한 9시 25분~30분 사이에 사고를 당했다면 군이 천안함에 내린 명령이 무엇이었는지가 다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화가 끊어진 9시 16분 당시가 사고 시각이라면 더 큰 문제다. 군이 사고 시각을 알고도 무려 20분 가까이 늦춰 사고 시각을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20분 정도의 오차는 군의 사후 대처가 미흡했다는 여론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어떤 일이 발생했든, 의문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원인은 교신일지 공개다. 그러나 현재까지 군은 언론의 교신일지 공개 요구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산소 주입 안 해"
한편 이 의원은 "함미 부위에 산소를 주입하고 있다"는 군의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군은 실종자의 생존 가능 추정시간(69시간)이 지난 후 "잠수사들이 선체에 산소를 공급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의원은 "현장에서는 1인당 4시간 산소량밖에 없기 때문에 산소 물량 자체가 부족하다"며 "산소를 공급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우리 구조대 잠수부가 접근했고 선체를 뚫어서 열 시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게 (실종자 가족의) 입장"이라며 "실제 접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오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이 보도 통제를 강하게 하는 와중에 언론과의 브리핑에서 일방적으로 군의 입장만 밝혀 사실과 다른 보도가 나간다는 불만이 실종자 가족 사이에 크게 제기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당국의 보도 브리핑에 의존한 내용이 80~90% 보도가 된다"며 "(반면) 실종자 가족들이 원하고 실종자 가족들이 필요로 하면서 오열하고 슬퍼하고 꼭 해야 되겠다고 하는 그런 입장이나 목소리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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