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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한"검색결과 (전체기사 중 23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
'사라예보의 아이들', 어디로 가야 하나?
1. 발칸의 예루살렘 "접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설국(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겨울 내 채 녹지 않은 하얀 눈이 산골짜기를 덮고 있었다. 산꽃과 들꽃이 만발한다는 4월이 되려면 열흘은 더 지나야 했다. 유독 많은 터널을 지나야 당도하는 곳이 사라예보다. 발칸 반도에 역삼각 꼴로 위치한 보스니아는 국토의 거개가 산지이다. 사라예보 또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자리한다. 지형 탓에 아침마다 안개가 낮게 깔린다. 동쪽 산 너머 해가 떠오르면서 옅은 연무도 차츰 걷혀간다. 안개가 사라지며 눈에 드는 도시의 정경은
이병한 역사학자
2017.07.22 18:22:38
까만 팔뚝 천만 개 자르고, 개선문 세우다
1. 암흑의 핵심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모르는 게 약일 수도 있다. 선입견이 무섭다. 편견이 무겁다. 색다름을 새로움으로 수용하지 못하는 고정관념이 고약한 장애물이 된다. 낯선 것을 익숙한 틀로써 변형하여 재단하기 일쑤이다. 20대의 세계관으로 반세기 여생을 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글줄이나 읽었다는 이들일수록 그러하기 십상이다. 단단하기보다는 딱딱하다. 그렇게 아재가 되고 꼰대가 되어간다. 살아가기에는 편할 것이다. 그 편리함을 신념이나 신조로 근사하게 포장할 수도 있다.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최대한 선입견을 버리려고
2017.07.08 12:26:12
200년 묵은 적폐 청산의 길, 네덜란드에서 찾다
1. 동인도회사 : Pivot to Asia 1.0 엄마도 그녀처럼 혼혈이었다. 할아버지가 광동 출신의 화교이고, 할머니는 토박이 자바 사람이었다. 네덜란드 식민정부와 협조하여 이득을 챙겼던 화교들은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 지배층으로 군림했다. 외부 지배자와 토착인들을 매개하는 역할을 수행했던 것이다. 독립 이후 그들에 대한 시선이 고왔을 리가 없다. 반감이 절정에 달했던 1960년대, 자카르타에서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한 것이다. 엄마는 이곳에서 네덜란드 남자를 만나 결혼했으니, 그야말로 다국적 가족이다. 아빠에게는 네덜란드어를 배우
2017.07.01 16:10:42
'프리섹스'의 나라 네덜란드, '세계화의 덫'에 걸리다
1. 자유와 자연 망망대지이다. 망망대해에 이르기까지 평평한 땅이 널리 펼쳐진다. 본디 있던 땅이 아니다. 사람이 만든 땅이다. 물과 사투를 벌였다. 자연과 싸워서 이겨낸 자유의 땅이다. 간척지가 국토의 1/3을 이룬다. 영토의 1/4은 해수면보다 낮다. 하느님은 이 세계를 창조하셨고, 인간은 이 나라를 만들어내었다. 국명조차 '낮은 땅', 네덜란드이다. 나라 이름이 자연을 반영하고 있다면, 도시의 이름은 역사를 반추한다. 암스테르담의 의미는 암스텔(Amstel)강의 댐(dam)이다. 자연과 자유의 공진화가 암스테르담 공동체를 일구
2017.06.24 13:18:48
누가 촛불을 낚아채는가?
1. 프레임과 패러다임 이란 대선에서 하산 로하니가 재선에 성공했다. 57% 득표율, 무난한 승리였다. 대략 2000만 표를 획득했으니 1860만 표를 얻은 지난 선거보다 성적이 좋아진 편이다. 청년들의 지지 덕이 컸다. 이란도 무척 젊은 나라이다. 18세부터 29세까지 유권자 비율이 30%에 이른다. 이 풋풋한 새천년의 주역들이 로하니의 최대 텃밭이었던 것이다. 그들이 엄지 척, 기호 1번을 선택했다. 기뻐하고 있을 테헤란 대학 친구들의 미소가 떠오른다. 못마땅한 것은 언론 보도이다. 대개 보/혁 대결로 접근한다. 로하니를 개혁파
2017.06.17 13:10:37
68혁명 이후 세속화가 공화국의 위기를 불러왔다
3. 파리의 우울 이번 프랑스 대선은 국가비상상태에서 열렸다. 한창 TV 토론 와중에 파리에서 테러가 일어났다. 당일 투표도 삼엄한 경비 속에서 진행되었다. 비단 그 사건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2015년 이래 프랑스는 상시적인 테러 공포 속에서 살아간다. 파리는 카불만큼이나 테러가 빈번한 도시가 되었다. 하수상한 세월이, 안녕하지 못한 시국이 2년째 이어지고 있다. 파리는 여전히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매력적인 도시이지만, 불안이 낭만을 잠식해가고 있음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21세기는 프랑스에 전혀 호의적이지가 않다.
2017.06.10 13:12:31
프랑스판 '강남좌파', 그가 세상을 바꿨다고?
1. 구시대의 막내 나보다 겨우 한 살 많은 친구가 프랑스의 대통령이 되었다. 제5공화국의 8번째 대통령이다. 40대도 못자라 30대 기수란다. 싱싱한 영건이고, 새파란 샛별이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는데, 연애담과 결혼담마저 훈훈하다. 입에 올리고 카메라에 담기 좋다. 과연 대선 출마를 알리는 첫 출현부터 남달랐다. 홀로그램을 활용하여 환영인양 등장했다. 그래서 비주류인 듯, 아웃사이더로 착각하기 쉽다. 새 물결을 몰고 올 새 정치가 시작이라도 된 듯 환각을 일으킨다. 거짓말이다. 새 얼굴이 새 정치를 담보하지 못한다. 정교하게
2017.06.09 15:02:45
[인물포커스] "곤충이 미래다" 25살 청년 농업실업가 이병한 대표
"식용곤충 식품사업 분야에서 정상에 서고 싶습니다." 한창 놀기 좋아하고 아르바이트를 찾아다녀야 할 25살 앳된 청년 이병한. 야무지게 사업 스토리를 설명하는 그에게서 철부지 모습은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식용곤충이 100세 시대를 여는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가 식용곤충에 매료된 것은 22살 때다. TV 방송을 통해 식용곤충을 접하게 됐고 관심을 갖게 된 후 우연히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에 대해 알게 돼 그날부터 곤충은 그의 삶을 흔들어 놓았다. [INT 이병한 양산감림농장 대표] "어머니가 운영하시던 가게 손님
박호경 기자(=부산)
2017.06.07 18:17:10
근대는 '유라시아의 합작품'이다
1. 중국의 충격 : 親中과 反中 동쪽의 선비들이 서쪽의 과학에 매혹되었다면, 서방의 문인들이 찬탄해마지 않은 것은 동방의 인문주의였다. 기독교에 의탁하지 않고도 고도의 문명국가를 이룬 나라가 있었다. 유럽의 몇 배에 달하는 영토와 인구를 효율적으로 다스리는 이념과 제도가 훌륭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게다가 물질적으로도 더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기까지 했다. 기독교 신도들에게는 당혹스러운 사태였다. 유일사상 체제를 동요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그 중국문명의 성취가 최신의 것도 아니라고 했다. 성서가 쓰여 진 시점보다
2017.05.26 14:28:43
'서양에서 온 선비', '동양의 바울'을 꿈꾸다
1. 서양의 선비, 동양의 바울 성탄절을 예루살렘에서, 춘절을 로마에서 맞았다. 예루살렘은 뜨악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철거하라는 랍비들의 시위에 눈살을 찌푸렸다. 엄연히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이 공히 섬기는 일지삼교의 성소이다. 오로지 제 것인 양 구는 태도가 마땅치 않았다. 예수가 이 땅에 임하신 날을 축복하지 않는 예루살렘의 연말은 어쩐지 쓸쓸하고 쌀쌀한 느낌이었다. 반해 로마는 넉넉했다. 음력 1월 1일 도시가 온통 붉게 피어올랐다. 백화점은 '福'(복)자가 새겨진 빨간 봉투를 선물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봄을
2017.05.19 10: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