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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검색결과 (전체기사 중 20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칠칠하다’와 ‘칠칠맞다’
필자는 어렸을 때 매우 덜렁대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집에서 부르는 별명도 ‘덜렁이’였다. 사실은 원래부터 덜렁대는 성격이 아닌데, 위의 형이 워낙 꼼꼼하다 보니 필자가 상대적으로 덜렁대는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이른바 상대적으로 덜렁거리는 것으로 보일 뿐이지 원래 덜렁이는 아니었다는 것이 필자의 변명(?)이다. 실제로 태눙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시절에는 지나치게 꼼꼼하다고 하여 옆에 있는 교사가 면도칼이라는 별명을 지어준 적도 있다. 그러나 이건 좀 그 친구가 과장해서 표현한 것이고, 본인의 일에는 철저하지만 나머지 일은 대충 넘어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2022.09.30 13:27:17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바가지’와 문화문법 이야기
최 교수는 오늘도 마누라 바가지 긁는 소리에 잠을 깼다. 늙은 나이에 재미있게 살아보려고 옥상에 평상을 만든 것이 화근이었다. 문제는 아내와 의논하지도 않고 만들었다는 것과 지나치게 바가지를 썼다는 것이다. 제 딴에는 제값을 준 것 같은데 남이 볼 때는 지나치게 많이 지불한 것처럼 보이는가 보다. 처음 시작할 때는 그냥 옥상에 작은 평상 하나 만들어서 제자들과 손주들이 오면 어울리기 좋을 것 같아서, 그리고 갑자기 어디선가 공돈(원고료)이 생겨서 신이 나서 만들었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은 너무나도 달랐다. 이자 나가는 것이 얼마나
2022.09.23 09:51:32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부딪히다’와 ‘부딪치다’
대통령 통역을 담당했던 후배가 한 말이 기억난다. 영국 여왕처럼 품위 있는 말을 쓰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는 같은 영어라고 해도 상당히 품위 있는 어휘를 구사했던 모양이다. 이와 같이 언어는 그 사람의 인격과 깊은 관계가 있다. 오늘 주제어로 삼은 단어는 많은 사람들이 엄청나게 틀리는 어휘들이다. ‘부딪히다’를 ‘부디치다’로 쓰는 사람도 많다. 우리말에는 피동사와 사동사라는 것이 있다. 피동사는 “주어가 남의 동작이나 행동을 입게 됨을 나타내는 동사”를 말한다. 사동사는 “남에게 동작이나 행동을 시키는 동사”를 말한다.
2022.09.16 09:32:44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보름과 망월(望月)
어린 시절에는 보름달이 뜨면 유난히 좋았다. 뭔가 소원을 빌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했고, 특히 정월 대보름과 팔월 한가위는 달이 크기로 유명하다. 올해는 유난히 큰 달이 뜰 것이라고 해서 어린아이처럼 설레며 기다리고 있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정월 대보름이 되면 긴막대기에 짚을 나이 수대로 묶어서 불을 붙여 달을 향해 나이 수만큼 돌렸다. 그때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망우리여! 망우리여!”하고 외쳤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망월(望月)이여=보름달이여!”하고 외쳤던 것인데, 우리는 ‘망우리(忘憂里) 공동묘지’가 귀에 익은
2022.09.09 13:21:57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로컬 푸드와 우리 농산물
얼마 전에 세종시 의회에서 ‘로컬 푸드’라는 명칭에 관해 토론이 있었던 모양이다. 로컬 푸드라는 명칭을 고집하는 의원과 ‘지역 먹을거리’라는 명칭으로 바꿀 것을 원하는 현 시장 측(?)과의 논쟁이 있었나 보다. 필자는 의원도 아니고 기자도 아닌 관계로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할 수는 없다. 다만 세종시가 세종대왕의 얼을 기리는 도시인만큼 한글로 바꾸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사실 요즘은 지나치게 영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중에는 국적 없이 한국화된 영어도 많다. 핸드폰이라든가 런닝 머신과 같은 것은 우리나라
2022.09.02 03:43:01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을지훈련과 을지연습
요즘이 을지훈련(연습)기간인가 보다. 여기저기서 이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있다. 며칠 전에 경찰로 근무하는 후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을지훈련과 을지연습 중 어느 것이 더 타당한 말이냐고 물었다. 공식적인 것이야 2008년부터 ‘을지 포커스 가디언(UFG)’이라고 했고 그 전에는 ‘을지 프리덤 가디언’이라고도 한 것 같다. 그것이 2008년에 을지 포커스 가디언으로 확정되었고, 우리말 규범 표기는 아직 미확정이라고 한다.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하는 훈련인데 우리말 규범 표기가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영어로 Guard
2022.08.26 08:53:25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애끊다’와 ‘애끓다’
이순신 장군의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않아 /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림하는 차에 / 어디서 일성(一聲) 호가(胡笳)는 남의 애를 끊나니”라는 시조가 있다. 어린 시절에는 “애를 끊는다”는 말이 무슨 뜻인 줄도 모르고, 그냥 뱃속에 든 아이를 끊어내는 것인 줄 알았다. 적의 동태를 살피려고 수루에 올라 있는데, 어디서 들리는 한 줄기 피리 소리가 ‘창자를 끊어내는 것’처럼 가슴이 아프다는 말이다. 한 때 유행했던 노래 중에 ‘단장(斷腸)의 미아리 고개’라는 노래도 있다. “십 년이 가고 백 년이 가도 / 살아만 돌아오
2022.08.19 09:50:29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아재와 아줌마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졸릴 때가 된 것 같으면 나름대로 재미있는 얘기를 던지곤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아재 개그’라고 하면서 웃지도 않는다. 예를 들면 “가장 뚱뚱한 사람 이름은 뭐지?” 하고 물으면 아이들은 너무 오래 된 이야기라 답을 하지 못한다. “‘배둘레햄’이야.” 하고 혼자 웃는다. 이 상황에서 웃어야 하는데 세대 차이인지 아이들은 별로 웃지 않는다. “일본에서 제일 깡마른 사람은?” 하고 물어도 대답은 없다. 혼자 “응, 비사이로막가!라는 사람이야.”라고 하고는 또 혼자 웃는다. 이른바 아재 개그는 이제 축약어에 밀리고
2022.08.12 09:16:50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쫓다’와 ‘좇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우리말 중의 하나가 ‘쫓다’와 ‘좇다’의 차이를 구별하는 것이다. 발음의 차이도 있지만, 발음보다는 의미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받침을 잘못 쓰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ㅈ’으로 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오히려 외국인 학생들은 받침을 틀리는 경우가 드믄데 우리나라 나이든 사람들이 많이 틀리고 있는 것을 본다. 먼저 그 의미를 살펴보고 그에 따른 예문과 함께 두 단어를 비교해 보기로 한다. 쫓다 : ①있는 자리에서 떠나도록 몰아내다. 예문 : 어머니는 모기를 쫓기 위해 모깃불
2022.08.05 20:41:24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스트레스와 울결(鬱結)
삶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오늘 아침 신문마다 청년들에게 수당을 주는 것에 대해 노년층의 불만이 많다고 난리가 났다. 사실 평생 월급받고 세금을 원천징수당한 필자로서는 상당히 불만이 많다. 젊은 시절에는 기여금(지금의 연금) 떼는 것에도 불만이 많았고(퇴직을 앞둔 지금은 기여금 뗀 것에 대한 불만은 없다), 제대하고 복직했더니 복무기간 중의 의료보험료와 기여금을 한꺼번에 제한다고 해서 분통이 터진 적이 있었고, 공립학교에 있다가 사립대학으로 옮겨 한동안 잘 지냈는데, 연금을 공립과 연계해서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좋아했는데, 이미
2022.07.29 09:3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