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16일 0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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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불안'의 순기능 이용하기
[최재천의 책갈피] <당신의 불안은 죄가 없다> 웬디 스즈키 글, 안젤라 센 번역, 김경일 감수
불안은 삶의 일부다. "최근 추정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90퍼센트 정도가 일상생활에서 불안을 느끼며 그로 인해 영향을 받는다." 불행하게도 "우리의 뇌는 구석기 시대와 비교해서 생물학적 진화를 이루지 못했다." 이에 반해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세상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지럽다. 불안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퓰리처상 수상 작가 리처드 포드가 있다.
최재천 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인간은 '내일'을 창조해냈다
[최재천의 책갈피] <시간의 지배자> 토머스 서든도프 , 조너선 레드쇼 , 애덤 벌리 지음, 조은영 번역
"다른 동물들도 사람처럼 서로 만나면 인사한다. 침팬지는 '안녕hello'이라고 말하는 듯한 소리를 내기도 하고 심지어 포옹을 하거나 뽀뽀도 한다. 그러나 제인 구달이 지적한 것처럼 이들이 '잘 가goodbye'라고 말하는 법이 없다. 인간은 나와 당신이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각자의 길이 내일 다시 교차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작별
우크라이나 전쟁, 북핵 문제…국가는 합리적으로 행동하는가?
[최재천의 책갈피] <국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존 J. 미어샤이머·서배스천 로사토
국가가 외교 정책을 실행할 때, 특히 대전략 및 위기 대응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이는 과연 합리적일까? "이것은 궁극적으로 실증적인 문제다." 하지만 "사회과학에서 제대로 된 아이디어와 유사 과학을 (구분하기란) 훨씬 어렵다. (…) 통제된 실험을 할 수 없다는 것이 한 가지 이유다. 사회과학의 증거는 늘 역사적 증거이고, 역사는 워낙 복잡해서 그 교
'데모X랄크라시', 상식 독재의 시대를 들여다보다
[최재천의 책갈피] <상식의 독재> 한윤형 글, 생각의 힘
1980년대 사법시험 2차 주관식 과목에 '국민윤리' 가 있었다. 한국적 민주주의는 중요한 논제였다. 출제자 의도에 맞춰 논리를 정리하느라 고심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저자 한윤형이 (오늘날의) 한국적 민주주의를 정의했다. "비속어를 섞는 게 용서된다면, 내가 보기에 그것은 '인민지랄지배', 그러니까 '데모지랄크라시', 구성원 상당수가 본인의 이해관계와 정
세계 최고 과학자들이 쓴 글 26편, 과학과 인문학의 거리를 좁히다
[최재천의 책갈피] <큐리어스> 리처드 도킨스 외 25인 글, 이한음 번역
이반 파블로프가 1936년 여든일곱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 '러시아의 젊은 학도에게 남기는 유산'이라는 글을 남겼고 글은 <파블로프의 마지막 유언>이라는 책으로 출판됐다. 책의 마지막은 이런 경고로 끝맺는다. "과학은 개인에게 평생을 바치라고 요구한다는 것을 명심하라. 당신의 목숨이 두 개라도 부족할 것이다. 부디 자신의 연구와 탐구에
우리는 왜 죽고, 또 어떻게 죽는가?
[최재천의 책갈피] <우리는 왜 죽는가> 벤키 라마크리슈난 글, 강병철 번역
빛바랜 책을 하나 꺼냈다. 맨 뒷장에는 "1995년 4월 7일 지하철 2호선, 정말 유익한 책!"이라 적혀있다. 의료사고 전문 변호사로 일하던 어린 시절, 의료 관련 책이라면 뭐든지 읽었다. 어떤 문장에 홀렸던 기억이 새롭다. "나이가 많아 죽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무슨 엉뚱한 말이냐고 하겠지만 이것은 사실이다 (…) 결국 모든 사람은 미 F
"미래는 현재와 매우 닮았다. 단지 더 길 뿐이다"
[최재천의 책갈피] <불변의 법칙> 모건 하우절 글, 이수경 번역, 서삼독
제2차 세계대전 중 노르망디 상륙 작전이 시작되기 전날 밤,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아내 엘리너에게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알 수 없는 지금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녀가 대답했다. "나이 예순에 아직도 불확실성이 끔찍하게 싫다는 게 참 우습지 않아요?" 그렇다.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그렇다. 우리 모두는 불확실성을 끔찍하게 싫어한다. 그래서
오늘의 세계, 그리고 그리스도교 이해하기
[최재천의 책갈피] <불가사의한 그리스도교> 오사와 마사치 , 하시즈메 다이사부로
단언해도 된다. 그리스도교에 대한 이해 없이 유럽 근현대 사상의 본질에 대한 이해는 없다. 종교적 차원을 떠나, 오늘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면 그리스도교에 대한 탐구는 멈출 수 없는 숙제다. <불가사의한 그리스도교>는 일본 특유의 저술 방식인, 전문가 두 사람의 대담 방식이다. 대담의 목표는 이렇다. "서점에 가면 그리스도교 입문서는 산더
"노벨상은 운 좋은 사람이 받는 상입니다"
[최재천의 책갈피] <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 브라이언 키팅 글
"노벨상을 받았을 때 난 그게 내가 천재란 뜻도, 위대한 물리학자의 순위에 들었다는 뜻도 아니란 걸 직감했어요. 그건 대체로 딱 맞는 시간에 딱 맞는 장소에 있었기에 그 발견에 기여한 운 좋은 사람이 받는 상입니다."(애덤 리스, 2011년 노벨물리학상) 그저 겸손일까. 그럼에도 우리는 노벨상 수상자는 무언가 있을 것이고 무언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나간 일을 서술하여, 다가올 일을 생각한다"
[최재천의 책갈피] <사마천 평전> 장다커 글, 장세후 번역, 연암서가
추사 김정희 선생이 '경경위사(經經緯史)'라는 글씨를 남겼다. 가헌 최완수 선생이 계시던 간송미술관에도 경봉 스님이 쓴 같은 글씨가 걸려 있었다. '경전을 날줄로 삼고, 역사를 씨줄로 삼는다'는 글의 의미가 이제는 조금씩 다가오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중국에서 저자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책은 기원전 1세기에 나온 사마천의 <사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