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2월 24일 2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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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한국어와 번역문
신문 기사를 읽다 보면 우리말인데도 불구하고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는 문장들이 많다. 우리말을 오래 강의하다 보니 주변에서 틀리게 말하는 것을 보면 바로 몸에 반응이 온다. 물론 의미가 다른 고사성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나, 말도 안 되는 영어를 문장 속에 넣어 쓰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완전히 우리말이 되어 버린 외래어는 말할 것도 없지만 우리말이 존재하는데,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다르다와 틀리다
젊은이들하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하지 않고 있음을 본다. ‘다른 것’은 다양 것의 한 부분으로 틀린 것이 아니다. ‘틀린 것’은 옳은 것의 상대어로 잘못된 것을 말한다.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의 의견이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1+1=3’이라고 하면 틀린 것이다. 그러나 ‘살색’은 인종마다 다르다. 어떤 이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섭씨와 화씨
우리말에는 예전부터 쓰던 말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많다. 특히 한글이 없던 시절에 한자를 차용해서 사용하던 단어를 아직도 그대로 쓰는 것들도 부지기수다. 예를 들면 기하학(幾何學)이나 열반(涅槃) 등과 같은 단어들이다. 영문이나 범어로 된 단어들인데, 중국어로 발음하던 것을 그대로 한자화한 것이다. 기하학은 영어로 'geometry'를 말한다. 기하(幾何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의제 강간(擬制 强姦) 유감
아내와 조반을 먹는 중에 뉴스에 의제 강간이라는 말이 나왔다. 아내에게 물었다. “당신 의제 강간이라는 말 알아요?” 하니 아내는 “처음 듣는 말인데……”라고 하며 말끝을 흐린다. 허참! 한국어학과 교수 둘이 앉아서 ‘한국어의 의미’를 모르고 있으니 일반인들은 오죽하랴 싶었다. 필자는 하루에 열두 번도 더 사전을 펴 본다. 의문이 나는 단어나 문장은 아무리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주책바가지와 대포
우리말을 강의하다 보면 재미있는 일이 많다. 수업 중에는 주로 학생들과 토론하는데 의견이 분분하고 엉뚱한 답도 많이 나온다. 그 중 하나가 ‘주책’이다. 주책이 있어야 좋은 것인지, 없어야 좋은 것인지 토론하면 엉뚱한 답이 많이 나온다. 싸가지(싹아지)도 마찬가지다. “싸가지가 있어야 좋은 것인지, 없어야 좋은 것인지?”를 놓고 토론하면 의견이 반반으로 갈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알기] 바람(風)과 바람(壁)과 바람(託)
노래 중에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이라는 가사가 있다. 오늘은 ‘바람’얘기나 해 볼까 한다. 흔히 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라고 한다. 글자는 같은데 뜻이 전혀 다른 말을 일컫는다.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어휘 게임을 하면서 동서남북의 순우리말이 무엇인지 맞추기를 하면 거의 맞추는 사람이 없다. 또한 벽(壁)의 순 우리말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역시 아는
[최태호의 한국어 바로알기] 수육과 양곱창
요즘은 채식주의자도 참 많다. 채식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다이어트의 일종으로 채식을 주로 하는 사람도 많다. 필자도 어려서는 고기가 없어서 못 먹었고, 나이가 들면서는 한이 맺혀서 많이 먹다가 더 나이가 드니 당뇨도 심해지고, 피도 흐려져서 어쩔 수 없이 채식을 많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고기만 보면 침을 흘리며 식탐이 도진다. 예전에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단군과 단골과 당골
요즘 코로나 19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역시 저력이 있는 국민들이라 사재기도 안 하고 의연하게 잘 극복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처음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포기했는데, 요즘은 어느 약국에 가도 양이 충분하다고 하니 우리나라 좋은 나라임이 분명하다. 지난 주에 이어 두 번째로 약국에 갔더니 약사가 알아보고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농인(聾人)과 아인(啞人)
한글을 가르치다 보면 가끔 한자로 인한 오류 수정을 해야 할 때가 많다. 사실 한자어로 표기하면 상당히 이해하는데 쉽다. 다만 한자어를 아는 사람에게 한정된 것이고, 외국인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단어임에 틀림없다.(예를 들어 ‘사기’라는 단어를 한글로 쓰면 무슨 뜻인 줄 모르지만 한자로 쓰면 다양한 뜻을 알 수 있다. 士氣, 沙器, 詐欺, 事記, 私記, 邪氣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알기] 제발 분리수거 좀 하지 마세요
이 번 글은 강연회에서 짧은 글로 이야기한 것인데, 아직도 온 국민이 잘못 사용하고 있어서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하는 의미로 문자로 남긴다. 언제부터인가 쓰레기분리수거가 표준용어처럼 쓰이고 있다. 표현은 참 좋다. 아무거나 함부로 버리지 말고 종류별로 나누어 버리자는 뜻이리라. 하지만 의미 분석에서 완전히 잘못된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제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