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2일 1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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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금 요청하는 노숙인 친구', 뭐라고 말할 것인가?
[프레시안 books] 엄기호의 <우리가 잘못 산 게 아니었어>
사람이 계속 죽어나간다. 솜털 보송한 중학생 아이들이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뇌수가 흩어진 채 죽는다. 아이는 유서에서 "진실을 말하고 나니, 이제 여한이 없다"고 말한다. 열네 살 아이가 '여한이 없다'며 허공에 몸을 던지는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다.수능 망쳐서 죽고, 선임병에게 매 맞아서 죽고, 취업 못해 죽고, 우울증을 이기지 못해서 죽는다. 나라에
이계삼 밀성고등학교 교사
"당신 남편은 방사성 덩어리야!"
[2011 올해의 책] 알렉시예비치의 <체르노빌의 목소리>
'프레시안 books' 송년호(71호)는 '2011 올해의 책' 특집으로 꾸몄습니다. '프레시안 books'가 따로 '올해의 책'을 선정하는 대신, 1년간 필자 독자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12명이 각자의 '올해의 책'을 선정해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다양한 분야, 다양한 장르의 이 책들을 2011년과 함께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강물처럼 흐르는 시간에 깃발을
도로시, 네 혀가 위험하구나!
[변방의 사색] 로버트 콜스의 <환대하는 삶>
오늘은 1년간 끌어온 이 연재의 마지막 순서다. 나는 이 연재 글 대부분을 우리 반 교실에서 야간 자율 학습 시간에 썼다.어차피 수능 성적표 한 장 받고 나면 깡그리 버릴 책들을 부여잡고 뭘 그렇게 늦은 시간까지 숨죽여 공부들을 하는지. 이 아이들을 앞에서 바라보며 나는 지금 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세상을 알려 준다는 생각으로 이 연재를 이끌어왔다. 그
황당 학교 폭주 교사? 체벌 대신 "랍스터 가져와!"
[변방의 사색] 김순천의 <대한민국 10대를 인터뷰하다>
수능이 끝난 고3 교실에 들어간다. 누가 들어오든, 누가 나가든 반응이 없다. 열댓 명은 교실에 있는 대형 TV로 영화를 보고, 대여섯 명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또 대여섯 명은 판타지 소설이나 만화책을 들여다보고 있고, 그 나머지 몇은 죽도록 심심한 얼굴로 음악을 듣는다. 수능 성적표까지 받은 마당에 학교에는 더 이상 볼 일이 없는 것이다.꼭 고3
'석유 고갈' 카운트다운! 30년이면 바닥!
[변방의 사색] 제임스 하워드 쿤슬러의 <장기 비상시대>
30년 뒤에는 석유가 사라질 것이다.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조건들 중에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지구상에 매장된 석유는 2조 배럴로 추정된다. 지난 100년 동안 그 중 절반을 2000년~2010년 무렵에 이미 다 써버렸다는 것이 믿을 만한 과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세계에서 소비되는 석유는 연간 270억 배럴 가량 되는데, 이 추세를 유지한다면
늙은 농부의 경고 "스티브 잡스, 네가 꿈꾼 세상은…"
[변방의 사색] 웬델 베리의 <온 삶을 먹다>
컴퓨터의 사용이 새로운 생각이라면,그것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더욱 새로운 생각이다. (웬델 베리)먼저, 스티브 잡스의 명복을 빈다. 그는 비범한 한 생애를 살다간 인물임에 분명하다. 무엇보다 나는 그가 췌장암을 발견했을 때 수술을 거부하고 혼자 힘으로 병을 다스리려 했던 그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많은 이들은 이를 두고 이해할 수 없는 신비주의적 맹신이라고
지옥문이 열렸다! 살아남을 길은…
[변방의 사색] 박노자의 <우승열패의 신화>
박노자의 우승열패의 신화를 읽는다. 2005년, 이 책이 나왔을 때, 공부 좀 해 볼 요량으로 잡았다가 그만 둔 기억이 있다. 개화기 역사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다보니 읽다가 지쳤던 것이다. 책꽂이에서 이 책을 볼 때마다 언제 다시 붙잡아야지, 마음만 먹고 있었다. 그런데,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독일과 이탈리아가 원자력
부산 핵발전소 사고! 대통령의 행방은?
[변방의 사색]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체르노빌의 목소리>
"1986년 4월 26일, 하룻밤 사이에 우리는 새로운 역사적 공간으로 이동했다." <체르노빌의 목소리>의 저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서문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나는 이 역사적 전환의 의미를 올해 후쿠시마 사태가 일어날 때까지 사실상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선생님, '김진숙'을 가르쳐 본 적 있나요?"
[변방의 사색] 조너선 코졸의 <교사로 산다는 것>
후쿠시마 사태 이후에 우리에게 알려진 일본의 반핵 운동가 중에 히라이 노리오(平正憲夫)라는 분이 있다. 배관 전문가로 핵발전소에서 20년간 근무하면서 거듭된 내부 피폭으로 암을 얻게 되었고, 남은 짧은 생애를 반핵 운동에 투신한 분이다.이 책을 읽으며 히라이 노리오가 죽음에 임박해서 남긴 편지에 등장하는 한 예화가 여러 번 떠올랐다. 그가 홋카이도에 있는
광복절, 윤동주의 시를 읽다
[변방의 사색] 윤동주의 <별 헤는 밤>
1.일본에서 태어나 열네 살 때 조선으로 건너온 아버지는 광복절에는 일본에서 돌아온 친구들과 하루 종일 술을 드시며 노셨다. 한 해도 거르지 않으셨다. 불콰해진 얼굴로 일본 노래도 부르고, 때로 목소리 높여 싸우기도 하셨다.내 할아버지는 해방을 얼마 앞두고 가족들을 먼저 보내고 가산을 정리해서 뒤늦게 나오시다 미군 폭격으로 현해탄에서 돌아가셨다. 그래서 우